[사설] 올해 산 감귤대책은 아예 뒷전

"적정생산량 처리문제 없다" 인식 팽배 불량품 양산 우려

2008-09-26     제주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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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제주감협회의실에서 열렸던 이른바 ‘목요경제 회의’에서는 참석자들이 “내년도 감귤 과잉 생산에 대비한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환 제주도지사와 농정관계자, 도내 감귤관련 생산자 단체장, 감귤 농가, 유통업자 등이 참석한 자리였다.

 “내년은 해걸이 현상에 따라 사상 유례드믄 과잉생산이 예고되고 있는데도 도 당국 등 농정당국이 이에 느슨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목소리였다.

한결같이 내년 과잉생산에 따른 지방정부의 역할과 지원만을 강조했다.

 우리는 이 같은 내년 과잉생산을 예상하는 참석자들의 걱정을 어느 정도 이해 할 수는 있지만, 이들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여기는 쪽이다.

 문제는 내년 산 감귤처리대책이 아니라 당장 눈앞의 올해 산 감귤처리대책이 급하기 때문이다.

 왜 올해 산 감귤처리에는 관심이 없고 내년 과잉생산만을 걱정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물론 예측 가능한 미래의 문제점을 미리 파악하고 이에 대비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나무 랄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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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같은 대응책은 순서가 있어야 한다. 올해 산 감귤처리대책이 완벽하고 깔끔하게 마련되고 성공이 담보 되었을 때 내년 산 처리대책 마련에 손을 쓸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급을 요하는 올해 산 대책은 그대로 놔둔 채 내년 걱정만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고 이해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아마도 올해는 감귤 생산량이 유통처리에 무리가 가지 않은 적정생산량이 될 것이라는 안도감에서 비롯됐을지도 모른다.

 감귤 생산자 단체나 농정당국 등의 올해 산 감귤 생산예상량을 50~60만톤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따른 안도감이다. 최근수년사이 최저치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산 감귤처리는 무난하고 좋은 가격을 받아 처리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적고 품질만 우수하다면 높은 가격을 받아 처리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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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희망사항일 뿐이다.

어떤 변수가 올해 산 제주감귤처리에 타격을 줄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내년 산보다 우선 올해 산 처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언제나 변수와 악재는 숨어있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눈앞의 올해 산 처리에 신경을 쓰자는 것이다.

 올해 산은 생산 예상량이 적어 감귤유통조절 명령제가 발령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이는 저품질, 불량감귤 유통을 제어할 기능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량귤이나 저질품 제어 장치가 없어진다면 그것은 소비시장에서의 감귤가격 형성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것임에 틀림없다.

 또 중간상인들이나 농민들도 품질에 관계없이 감귤 한 알이라도 더 아낄 것이다.

이미 상당수 농가에서는 아예 고품질 생산을 위한 적과를 포기하고 있다고 한다.

질보다 양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산 감귤처리의 문제가 여기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산 감귤유통처리 걱정보다는 불량품.저질품 감귤 유통차단 등 올해 산 감귤처리에 모두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내년 산 문제는 이 후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