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뜸해도 어르신위해 가위 잡아요"

애월읍 중산간 봉성리 마을이용원 화제
30년 버텨오다 인구 감소ㆍ노령화로 휴폐업 반복 후 '신장개업'

2008-09-26     임성준
"손님은 뜸하지만 어르신들을 위해 가위를 잡습니다"

400여 가구에 13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제주시 전형적인 중산간마을인 애월읍 봉성리가 최근 마을이용원을 다시 열었다.

30여년 전부터 교통이 불편하고 농사일로 바쁜 주민들을 위해 운영하던 마을이용원이 인구수 감소와 노령화로 이용사를 구하지 못해 운영난을 겪으면서 2~3년 전부터 휴업을 되풀이하다 지난해는 급기야 문을 닫게 됐다.

이 때문에 마을 어르신들은 읍소재지인 애월리나 이웃 한림리 이용원을 찾기 위해 시외버스를 타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올해 7월 주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 왔다.

강영식 이장 등 주민들이 수소문 끝에 제주시내에서 이용업을 하던 안기만씨(53)를 찾아 마을의 사정을 전하자, 안씨가 흔쾌히 받아들여 마을이용원을 새단장하고 다시 문을 열게 된 것.

마을이용원은 옛 돌담 건물로 허름하지만 내부는 시내 웬만한 이용원 못지 않게 말끔하게 단장했다.

안씨는 "하루 평균 손님이 5명 안팎이지만 가족처럼 손님들을 대하고 있다"며 "마을이용원을 지키며 주민들과 정을 나누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