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교통안전 불감증…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순찰차를 타고 관내 순찰을 돌다보면 차가 막힐 시간이 아닌데도 앞의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경우 어김없이 그 차량들의 맨 앞 도로상에는 한 할머니가 폐품을 가득 실은 수레를 밀고 가고 계신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도로가 아닌 인도를 이용하기를 권해 봐도 소용이 없다.
울퉁불퉁하고 턱이 있는 인도보다는 수레를 끌기 쉬운 도로를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하여 얼마 전 한 교통사고로 한 할머니가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이 할머니 역시 도로를 이용하여 폐품 수레를 끌고 가고 있던 중 사고가 발생하였다.
사고현장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할머니의 폐품수레와 벗겨진 신발을 보며 평소에 교통사고예방에 대한 자각을 조금만 더 심어줄 수 있었다면 이러한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노인인구가 증가하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 나라의 노인인구는 전체의 10%를 차지하며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30%를 육박할 정도로 노인 교통사고의 비중이 커져가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사회는 노인교통사고에 대한 예방을 위한 교육이 거의 전무한 상태다.
모든 노인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청장년층에 비해 지각능력이 떨어지고 자기 행동에 대한 판단능력이나 통제가 부족하여 사고위험의 사각지대에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주변 환경에 대한 탐색능력이 부족하고, 동일한 거리를 통행하거나, 횡단보도를 횡단하는 경우에도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됨으로서 위험상황에 처해 있다.
우리 운전자들도 노인이 운전하는 차량을 보면 내 아버지, 어머니가 운전하신다고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양보운전을 하고, 천천히 달린다고 하여 경적음을 울리거나 너무 무리하게 추월을 하거나 해서는 안 된다.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려는 노인분들이 있으면 신호가 바뀌었어도 안전하게 길을 건널 때까지 기다리는 여유를 가져 노인교통사고예방에 함께 노력해 주었으면 한다.
경찰들도 한사람 한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주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의 노력으로 부족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지자체에서 나서 노인들의 교통사고예방을 위한 홍보활동에 앞장서고, 운전자와 보행자들 역시 스스로 안전운행하고 교통질서를 지켜 소중한 생명을 잃지 않도록 노력 해야하겠다.
서 진 영
제주동부경찰서 오라지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