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랑받고 싶은 경찰
며칠 사이에 우리 경찰서 관내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 사고를 살펴본다.
조모의 손에 자라고 있는 다섯 살, 일곱 살배기 자매가 밖으로 놀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아 애를 태우는 할머니를 도와 경찰이 6시간 만에 찾아 준 사건,
음주운전을 하다가 자신의 잘못으로 앞 차를 들이받은 사람이 오히려 상대방 운전자에게 큰소리를 쳤다가 들통 나 운전면허가 취소되고 벌금을 낼 지경에 이른 사건, 술집에서 술을 마신 손님이 술 값 문제로 주인과 말다툼을 하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화풀이로 폭력을 행사하였다가 처벌을 받게 된 사건 등이 눈에 띈다.
이런 사건 사고 등을 보면서 그 사건의 당사자들은 경찰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려운 일에 처했을 때 경찰의 도움을 받았던 사람은 경찰이 고맙고 필요하다고 느껴지겠지만 반대로 처벌을 받아 본 사람은 경찰을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존재로 여길 것이다.
이렇듯 경찰의 활동은 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봉사적 임무를 수행 할 뿐 만 아니라 법규를 위반하는 사람에 대하여 그에 준하는 강제를 가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다.
위 두 가지 임무를 잘 수행 할 때 경찰이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고 사회질서 유지라는 목적을 달성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경찰이 두 가지 임무를 잘 수행해 왔을까.
과거 우리 경찰은 치안서비스라는 측면을 소홀히 하고 법집행 작용에 치중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경찰은 국민에게 경계의 대상이며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느껴졌다.
순찰차를 보면 잘못도 없으면서 괜히 몸을 숨기고 싶다거나 파출소 앞을 지나면 경찰관이 불러 세울 것만 같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정당한 법 집행을 하면서도 때로는 무자비 하다는 소리를 들어야 했으며, 떼쓰고 우는 아이를 협박하는 무서운 존재가 되기도 하는 아이러니가 생기기도 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에게 경찰은 친근한 대상이 될 수가 없었다.
경찰과의 만남 자체가 유익한 일이 없기 때문에 시민들은 당연히 경찰을 멀리 해왔고 그것들이 경찰업무 집행에 대한 이해 부족 및 비협조로 나타나 경찰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 날 경찰은 달라지고 있다.
과거처럼 통제하고 규제하는 업무에서 벗어나 경찰의 자세를 낮추며 국민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한 결과 서서히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
앞으로도 경찰이 국민에게 가까이 있는 친구처럼 느껴지도록 더욱더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봉사하고 어려움을 도와주기 위해 노력한다면 경찰이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김 종 국
제주서부경찰서 생활안전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