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단독형 화재경보기 설치활동의 보람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뭔가 뜻있는 활동을 펼쳐보고자 의용소방대에 입문 하여 어느덧 ‘의용소방대장’이라는 어깨 무거운 명함까지 달게 되었다.
그동안 재난재해 현장을 쫓아다니며 소방공무원들의 각종 활동을 보조하기도 하였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지만 늘 좀더 적극적이지 못한 활동에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소속 의용소방대원들과 머리를 맞댄 끝에 저소득층과 혼자 사는 노인가옥에 단독형 화재경보기를 무료 설치해 주는 아이디어를 내어 추진하게 되었다.
생활환경이 열악해 화재에 노출되기도 쉬울 뿐더러 노인들의 경우 화재시 초기대응이 어려워 인명피해를 당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제주도소방방재본부에서 소규모 근린생활시설을 대상으로 화재저감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단독형 화재경보기 설치시책이 한창 추진 중인 요즘 주위의 무관심으로 안전의 사각지대에서 생활하고 있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적합한 시책이라는 데 모든 대원들이 공감했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대상처를 일일이 찾아다니고 취지를 설명하고 설치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두 손을 맞잡으며 “찾아와준 것만으로도 반가운데 이렇게 든든한 놈(?)까지 달아주고 가니 정말 고맙다”며 큰 도움이 아님에도 푸근한 웃음으로 고마움을 표시해 주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독한 한낮의 더위도 잊게 해주었다.
비록 단독형 화재경보기가 비싸거나 설치가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일회성 행사로 끝나 허전함을 남겼던 과거의 봉사활동과는 달리 어려운 이웃에게 든든한 친구 하나 선물해 준 것 같아 설치활동에 동참했던 대원들도 모두 뿌듯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7월 30일 제주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안전도시 인증을 받았지만 영빈회관 화재사고, 미화아파트 가스폭발 등 크고 작은 화재로 인명피해가 이어져 자칫 안전도시의 의미가 퇴색될 위기도 있었다.
이 위기 속에서 소방서에서는 소규모 근린생활시설 단독형 화재감지기 설치 추진, 소방점검 강화, 소방안전교육을 통해 안전문화 만들기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오지 않을 것 같던 가을이 새벽녘과 밤사이 제법 자신의 존재를 알려오고 있다.
이 반가운 손님과 함께 화재위험이 뒤이어 오지 않도록 대비가 필요한 시기이다.
나와 우리 가족의 생활터전, 우리 지역사회의 안전을 위해 지금 당장 나서보자.
누구나 설치할 수 있는 단독형 화재경보기 하나 천장에 ‘턱’ 붙여놓고 초기화재에 소방차 안 부럽다는 소화기도 잘 보이는 곳에 ‘턱’하니 들여놓고 문어발식 콘센트 얼른 정리하고 가스 점검하는 센스까지…간단한 노력으로도 화재는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강 애 자
서귀포소방서직할 여성의용소방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