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깨끗한 제주바다를 우리의 손으로
그 동안 우리는 바다를 결코 고갈되지 않는 무한한 자원이며, 모든 오염물질을 포용해서 정화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믿어왔다.
그로 인해 끊임없는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육상으로부터 기인되는 오염물질이 바다에 흘러나와 지금은 해안가가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또한 선박에서 몰래 버려진 폐어망과 쓰레기 등 각종 해양폐기물은 오랜 기간 동안 바다를 떠다니며 선박 안전운항에 위협을 가할 뿐만 아니라 해안가로 밀려와 해양환경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 시키고 있다.
지난해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남서쪽 18km 해상에서 1500톤급 화물선의 선박추진기에 떠다니는 폐 그물이 감기면서 표류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렇듯 지난해 제주바다에서 ‘떠다니는 암초’인 폐그물에 걸려 표류하는 사고가 17건이나 발생하였으며 전체 해양사고의 19%에 이르고 있다.
무심코 버린 해양폐기물이 선박사고의 주범으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해양폐기물이 선박에서만 버려지고 발생되는 것은 아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지 제주는 해안선 따라 절경을 이루는 천혜의 관광지로 해마다 5,000천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의 증가와 함께 해안가마다 먹다 버린 음식물 찌꺼기와 각종 생활쓰레기 그리고 낚시도구들이 방치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이는 바다에 버려진 모든 쓰레기는 우리의 눈앞에서 영원히 멀리 사라져 자연적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착각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아야 한다.
해양경찰에서는 해양환경 저해는 물론 해양사고를 유발시키는 해양폐기물을 수거 하고자 일반국민과 함께 해양쓰레기 제로화운동 등 다양한 해양폐기물 정화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매년 수 백 톤의 해양폐기물을 수거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버리는 사람과 치우는 사람이 구분되는 뒤늦은 정화운동 보다, “깨끗하고 건강한 바다”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바다를 찾는 모든 국민 스스로가 해양쓰레기 등 각종 폐기물을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 할 때이다.
우리 모두는 깨끗하고 풍요로운 바다를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바다가 주는 혜택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김 창 운
제주해양경찰서 해양오염방제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