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제주가 더 적합"
유시민 의원, 부산유치 우회적 비판
여당 내부에서조차 APEC 부산 유치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는 비판이 새어나오는 가운데 정부. 여당의 당초 방침을 어긴 부산 자금지원 대책과 맞물려 유치지역 결정시 제주도민사회가 제기했던 '정치적 고려에 의한 결정론'이 확고해지고 있다.
열린 우리당의 대표적인 386세대인 유시민의원은 지난 21일 영남대에서 열린 강연을 통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도 원래는 부산으로 가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호텔과 켄벤션 시설이 잘 돼있는 제주도가 더 적합했지만 민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결정된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결정 당시에도 정부.여당 스스로가 부산보다는 제주가 개최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민심이라는 부분도 총선 및 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표를 의식한 판단'임이 드러난 셈이다.
참여 정부의 경상도 지역을 향한 '동진 정책'에 제주도만 유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당초 부산지역 컨벤션 시설이 우수하며 추가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유치 이유를 내세운 정부. 여당은 불과 몇 달만에 말을 뒤집어 부산 APEC 개최를 위해 450억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하기로 해 도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이에 도민들은 '제주 홀대론'을 넘어 정부 여당의 '제주 포기론'으로까지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도민들은 "APEC 제주 유치가 무산된 점에 대해 거의 정치적 고려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여권 내 유력 인사가 직접 밝혔다는 점이 충격적"이라며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참여정부의 정책 결정이 비상식적으로 이뤄진 점을 이해 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또한 도의 관계자는 "감귤산업 등 1차 산업 붕괴 등으로 경제 살리기가 막막한 시점에서 또 다른 돌파구를 찾는 제주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