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도시

2004-09-21     김승석 논설위원

생태도시(eco city)란 사람과 자연, 환경이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도시를 말한다. 인구 15만 명, 면적 400㎢의 뉴질랜드 소도시 ‘와이타케레’가 1993년 생태도시를 표방한 이후 거둔 성과로는 연평균 3% 이상의 새 일자리 창출, 가정쓰레기 30% 감소, 매년 8만 그루의 나무심기, 교통난의 획기적 감소 등을 예시할 수 있다.

▶ 그런데 제주시가 지난 16일 한국능률협회 경영인증원 및 녹색경영위원회가 공동 주관하는 ‘2004 대한민국녹색경영평갗에서 전국 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녹색경영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중장기적으로는 21세기 생태도시조성을 위한 환경보전계획, 경관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단기적으로는 산지천 복원, 노루생태공원 조성 등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환경투자를 한 것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 그러나 쾌적한 도시환경의 기본적 척도인 제주시의 공원,녹지면적은 인구 1000인당 기준으로 할 때 매년 감소되어 왔다. 구(舊)제주시 권역은 삼성혈과 신산공원을 잇는 문화공원벨트를 제외하고는 녹지가 전혀 없고, 그린벨트 해제 후에 아라동과 오라동의 녹지가 개발로 상당 부분 잠식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해안도로의 개설과 확장에 따라 우후죽순처럼 생긴 유흥, 숙박시설로 인하여 해안경관은 볼품이 없게 되고 제주시로의 인구집중에 따라 급속한 도시팽창이 이루어져 도시공간의 외연(外延)만 확장되고 결국 도로, 택지개발 등으로 상당 부분 녹지가 사라졌다.

▶ 지속가능한 개발이 아니라 녹지를 야금야금 잠식해가는 개발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 결과 최근의 집중호우의 피해에서 보듯 도로와 저지대 침수로 인해 도시기능이 일부 정지되기까지 했다. 따라서 녹지를 잠식하는 도시개발방식을 재고할 때가 됐다. 제주시의 경우 대중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는데다가 일터는 구 제주시권역에 있는데 집은 화북, 삼양동이나 외도동쪽으로 옮겨가다 보니 극심한 교통난을 겪고 있다.

▶ 도시재개발은 같은 땅에 들어서는 주택수를 3배 이상 늘릴 수 있고 각종 기반시설비용도 절약할 수 있는데다가 공간구조의 효율화에 따라 생겨난 잉여 토지를 녹지,공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훨씬 경제적이다. 구 제주시 권역의 건물 대다수가 신축한 후 30여 년이 지나서 재건축의 대상이 되므로 도시재개발의 마스터플랜을 짜야 할 것이다. 이런 발상의 전환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생존’과 맞물리면서 생태주의, 평화주의를 포괄하는 녹색도시건설의 길 찾기라고 본다.

논설위원 김  승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