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시시각각(視視各各)

2008-06-30     제주타임스

금붕어 어항에서 세상의 면목(面目)을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나의 집 거실에 조그만 어항(魚缸)이 있다.

금붕어가 일곱 마리가 산다.

먹이를 잘못주어 죽으면 오일시장 금붕어가계에서 사다가 일곱 마리를 색깔 별로 채운다.

금붕어는 먹이를 많이 줘도 많이 먹어서 죽고 해서 한번은 먹이를 대신해서 영양가가 많은 오징어포에 있는 작은 가닥을 던져 준일이 있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않게도 금붕어들에게는 이 오징어로 인하여 문제가 야기 되었다.

 오징어가닥은 2~3cm 정도의 길이었다. 길이가 길어서 금붕어가 한입에 삼킬 수 없는 먹이였다.

 금붕어의 입은 조그마하다.

 기껏 입으로 삼켜 보아야 0.5cm  정도나 삼킬까 말까이다.

금붕어 한 마리가 오징어 자락을 물고 있으면, 다른 금붕어가 잽싸게 다가와서 오징어자락의 나머지 끝을  물어 당긴다.

그러면 이미 입에 물고 있던 금붕어는 입에 넣었던 부분을 다시 빼어낼 수밖에 없다.

상대 금붕어가 줄다리기하는 것처럼 물어 당기기 때문이다.

상대 금붕어가 오징어 자락을 물고 어항 구석으로 도망을 가면, 다시 다른 붕어가 또 달려가서 나머지 부분을 물어 당긴다.

금방 먹던 것을 뺏긴 붕어도 그 줄다리기에 가세한다.

오징어 자락은 질기다. 쉽게 잘라지지 않으므로

어느 금붕어의 입속에서도 삼키지 못한다.

조그만 어항 속에서 7마리의 금붕어가 서너 개의 오징어 자락을  서로 먹기 위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쟁탈전이 벌어 졌다.

평화롭던 어항의 전쟁터로 변한 것이다.  왜 평화롭던 어항속의 금붕어 세계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

우리들의 삶도 이와 비슷한 생활의 연속인지 모른다.

이것을 누구는 생존 경쟁이라고 하고, 누구는 노력이 라고하며, 철학가는 실존이라고 한다.

또 명상가(瞑想家)는 원래 세상살이라는 것이  물고 뜯는 싸움판이라는 것을 상상 할 것이다.

세상을 보는 눈의 시시각각(視視各各)이다.

세상을 보는 모든 가치관이 제각각으로 계층, 집단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라는 말이다.

보는 사람의 관점(觀點)에 따라 ‘시시각각(視視各各 )’으로 다르게 보이는 것은 하느님의 인간에게 겸손 하라는 계시 일 수도 있다.

요즘 수입쇠고기 촛불시위파동이 끝이 없다.

기름값과 생활물가급등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살림살이가 살얼음이다.

그런데도 공무원 개혁, 공기업개혁, 대기업노조 개혁, 교육 보건 분야 경쟁체재 구축 등을 이번 촛불시위 국면으로 개혁프로그램을 좌초해서는 우리 모두의 피와 땀으로 이뤄낸 아시아에서4위권, 세계10위권의 경제는 망가진다.

 경제에는 공짜 정심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의 입장에서 시시각각(視視各各)을 전체의 입장에서 시시비비(是是非非) 따져야 한다. 

정부는 법의 권위를 세워야한다.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와 법을 바로세우라고 했다.

법은 사익을 조정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다.  

우리사회의 대표적인 이익단체인 변호사협회, 의사협회, 약사협회  등등 자기들의 입장에서 사회를 진단한다.

의사 협회에서는 의과 대학 신입생을 적게 뽑고, 변호사회에서는 로스쿨 정원을 줄이라고 주장한다.  시시각각이다.

정치에서도 여당과 야당이, 진보와 보수가 시시각각이다.

그러면 시시각각(視視各各)대상인 오징어가닥은 어느 계층인가? 이는 우리나라 인구의 80%가 넘는 중산층이다. 일반 서민계층은 열심히 일해 청춘을 다 바쳐도 집 한 칸 마련하기 어렵다. 

 서민들은 1만 원짜리 한 장으로 살수 있는 먹거리가 자꾸 줄어드는 것을 보며 불안해하고 있다.

이런 벼랑 끝에 선 민생을 구할 실질적인 방안을 내기 위해, 과학을 떠난 소모적인 정치논쟁에서 벗어나야한다.

서민들과 중산층의 진정 바라는 것은 상식과 순리가 통하는 사회, 정직하게 살면 손해 안보는 사회, 다른 사람보다 부지런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사회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정권에서는 부와 학력을 가진 “양반들의 운동회”를 저소득 저 학력으로 살 수뿐이 없는 자들의  “국민운동회” 로 바꿔야 한다.

시시동동(視視同同)은 국민과 정부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며, 누가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   찬   집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