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2004-09-20     강정만 편집국장

‘신의 전문분야는 무엇인갗라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철학자, 생물학자, 건축가, 경제학자가 모였다. 먼저 철학자가 말했다. “그거야 철학이지. 신은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원리를 결정했으니까” 생물학자가 펄쩍 뛰었다. “아니야, 그 전에 신은 인간을 만들었지. 신의 전문분야는 생물학인 것이지” 건축가가 반론을 폈다.

“바보 같은 소리들 거두시지, 그 전에 신은 하늘과 땅을 만들었어. 그러니 신의 전문분야는 건축이야. 생각해 봐. 그 전에는 혼돈에 혼돈밖에 없었어” 마지막으로 경제학자가가 말했다. “자네들은 혼돈에 혼돈을 누가 만들었는지 아직 모르는 모양이군” 일본의 경제학자인 노구치 유키오씨가 8년전 펴낸 ‘초정보활용법’이라는 책 속 ‘경제학자란 무엇인갗에 나오는 조크다.

▶우리나라 경제학자들이 한 판 붙었다. 자꾸 피폐해 가는 경제현실에 대한 나름대로의 처방을 제시하려는 건설적 ‘싸움’이지만 정부와 학계가 둘로 나눠지고 있다. 그 쟁점은 현정부의 경제정책이 ‘시장주의냐 반(反)시장주의냐’다. 그저 경제만 좋아지기만 하면 그만인 국민들로서는 이 싸움의 틈바구니에서 ‘혼돈에 혼돈’을 일으킬 뿐이다. 한국경제의 논쟁은 이른바 ‘좌파 경제냐, 아니냐’로 시작돼 끝없는 논쟁만을 벌이고 있다. 이쯤에서는 다음의 조크도 한 비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신은 천지창조의 첫째 날에 태양을 만들었다. 악마는 거기에 대항하여 ‘일사병’을 만들었다. 둘째 날에 신은 섹스를 만들었다 악마는 거기에 대항하여 ‘결혼’을 만들었다. 셋째날에 신은 ‘경제학자’를 만들었다. 악마는 여기서 어찌해야 좋을지를 몰랐다. 잠시 생각한 후 악마가 만들어 낸 것은 두 번째의 경제학자였다.

▶이 조크를 오늘의 한국 경제상황에 빗대 패러디 해보자. 신과 악마가 만들어낸 경제학자들이 서로 싸우다 피투성이가 됐다. 그 사이 한국경제는 더 이상 회생가능성이 없을 정도로 추락했다. 신이 자신이 창조해낸 경제학자에게 물었다. “내가 이렇게 하라고 너를 만들었느냐?” 한국의 경제학자가 대답했다. “악마가 만들어낸 경제학자 때문입니다” 악마 또한 자신의 피조물인 경제학자에게 신과 똑 같이 물었다. “신이 만들어낸 저 경제학자 때문이지 제 탓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