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말만 특별, 실제는 보통도 안 돼”

얻은 것 거의 없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3년

2008-06-13     제주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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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이면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지 3년이 된다.

중앙정부가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자치시범도로 육성하기위해 특별법을 제정하여 지난 2006년 7월1일 출발한 특별한 자치도다.

군사.외교.사법을 제외한 거의 모든 권한을 이양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당초 약속이었다.

고도의 자치권이 부여되는 사실상의 준 독립국가 형태나 미국 연방정부 수준의 특별한 자치도로 만들어 준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3년, 제주특별자치도는 특별한 것이 없는 말뿐인 특별자치도라는 인식만 심어줬을 뿐이다.

오히려 기초자차단체만 폐지해버린 잃어버린 특별자치도 3년이라 할 수 있다.

특별한 자치권은 고사하고 거의 모든 권한이 중앙에 의해 관리되거나 재단되기 때문이다.

홍콩과 싱가포르에 필적한 국제 경쟁력 있는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한다고 하면서 경쟁력을 키워줄 제도적 정책적 지원은 보이지 않는다.

중앙정부는 ‘도민의 역량 결집과 지역지도자의 능력’만 되뇌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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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외자유치 등 국제 경쟁력을 키우려면 최소한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줄기차게 중앙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제주전지역 면세화, 법인세 인하 등도 그중 일부다.

그런데도 중앙정부는 다른 지방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특별법으로 제주특별자치도를 만들어 준 것은 이미 타 시도와의 형평성을 뛰어넘은 것이다.

그런데도 타시도와의 형평성 운운하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타시도 보다 특별하게 대우해 주겠다고 특별자치도를 만들어 줬으면 그 자체가 형평성에서 자유로운 것이다.

때문에 형평성 이유로 권한을 이양해 주지 않는 것은 자가당착이며 구태 적 관료 행정의 고집이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후 해외투자 문의는 쏟아졌지만 제대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법인세 인하 등 이들을 끌어들일 법적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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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자유도시를 이끌어 갈 제주특별자치도가 성공하려면 용이한 제주 접근성 확보는 필수 요건이다.

4면이 바다로 된 제주도가 아무리 보석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조건을 갖추었더라고 쉽게 접근 할 수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주도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제주 국제공항의 수용능력을 감안, 제주제2국제공항 건설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계속해 왔다.

연간 수용능력 1127만명을 넘어서 지난해 1229만명이 됐다.

그렇다면 장기간이 소요될 공항 건설의 특성을 감안하면 공항건설 착수는 이미 시작되어야 옳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다“, “제주특별자치도다“하며 제주도민에게 장밋빛 환상만 심어놓고 ”나몰라라“ 외면하는 정부의 태도에 도민적 공분이 쌓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기초자치단체 만 폐지 해버리고 얻은 것 없는 특별자치도 출범 3년이 도민들에게는 ‘잃어버린 3년‘이나 다름없다.

제주특별자치도를 진정한 특별자치도로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