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글자하나에 5천만원씩 "펑펑"

2008-06-09     제주타임스

기름 값 폭등에다 각종 생활물가 인상으로 서민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서민경제만이 아니다.

국가경제도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외 경제 환경이 악화일로에 있으나 이를 극복할 뾰쪽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허리를 졸라매고 한 푼이라도 아끼는 일만이 유일한 길이라는 말이 나온 지도 오래다.

 모든 씀씀이를 줄이자는 것이다.

개인은 소비절약, 행정당국은 불요불급(不要不急)한 예산절약으로 현재의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는 절박한 목소리들이다.

그런데도 이에 앞장서야 할 제주도 당국의 요즘 행보는 경제적 어려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천하태평이다.

오히려 그렇게 급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는 곳에 예산을 끌어다 쓰려고 안달이다.

최근 도가 2억원의 용역비를 들여 제주의 심벌이미지를 바꾸겠다고 나서는 것도 여기에 속할 것이다.

이른바 영문자로 디자인한 ‘Jeju’라는 통합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2억원이라는 거액을 쏟아 붓겠다는 것이다. 영문자 한 글자를 쓰는데 5천만원씩 허비하겠다는 것이다.

100만~200만원만 상금을 걸고 도민공모를 거치면 더 세련되고 우수한 제주의 상징 이미지 작품이 쏟아질 것인데도 그렇다.

그런데 더 한심스러운 일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주CI(통합이미지 마크)는 7년 전에 역시 2억원을 들여 만든 작품이다.

당시에도 엄청난 혈세 낭비라는 사회적 비판과 비난이 일었던 문제다.

그런데 이에 아랑곳없이 또 도민 혈세 2억원을 들여 제주도 이미지 마크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특별자치도 출범 직전 도민여론 조사 때도 거액을 들여 만든 제주CI를 바꾸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61.4%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추진하는 ‘2억원짜리 제주CI용역’은 당장 철회해야 한다. 정 바꾸고 싶다면 도민공모를 통해야 한다. 그래야 더 뜻 깊은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