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제주체육, 이대론 절대 안돼

2008-06-08     제주타임스

광주에서 열린 제37회 전국소년체전에서 제주도선수단이 얘상과는 달리 저조한 성적으로 귀향했다.

제주도선수단은 이번 체전에서 모두 24개의 메달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그중 금메달은 단 1개에 불과, 타지역과의 실력차가 현저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최근 5년간 메달 획득 갯수 추이를 살펴보면 제32회 대회때 41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제주체육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이듬해인 제33회 대회에서 24개의 메달을 획득하는데 그치며 1년새 17개의 메달이 감소됐다.

하지만 제주도선수단은 제34회 대회부터 제36회 대회때까지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제33회 대회때 메달갯수 24개를 저점으로 도선수단은 34회 29개, 35회 33개로 증가세를 보이다, 제36회 대회때는 메달갯수 43개로 체전 사상 최대의 성과를 일궈냈다.

하지만 제주도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24개의 메달을 획득하는 데 그치며 작년대회보다 메달 갯수가 무려 19개나 줄어 들었다.

최대의 낙폭이다.

제주도체육회는 이번 체전 결과를 놓고 참담한 심정일 것이다. 

개선책도 마련됐지만 언제나 나오는 방책들이다.

10년전에서도 5년전에도 1년전에도 제주체육의 발전방안에 대한 여러가지 얘기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저 얘기일 뿐이었다. 구체적인 노력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언제나 골찌였고 도민 마음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이젠 말뿐인 공허함에 진저리가 난다.

도체육회만 우수선수 발굴이니, 연계육성이니 외쳐봐야 소용없다.

제주체육과 밀접한 관련있는 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런 기관들은 제주체육과 엘리트체육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저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하루살이처럼 그렇게 한해 한해를 땜질한다.

제주체육계의 숙원은 선수 연계육성과 충분한 훈련공간과 시설이다.

선수 연계육성은 도교육청 담당이다.

제주 엘리트체육의 근간은 학교체육이다.

학교체육을 활성화시켜야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있다.

이런 선수들이 선수로서의 생명을 지속시키려면 연계육성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선수연계 육성에 관심이 없다.

그래서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에서 제주는 그냥 들러리를 설 뿐이다.

도교육청이 이제는 나서야 한다.

학교장에 운동부 신설권한이 있다고 핑계되지 않았으면 한다.

도내 학교 재정은 도교육청 호주머니에서 나오니 교육감의 의지만 있다면 선수 연계육성은 땅짚고 헤엄치기다.

교육감의 의지가 필요하다.

학교장과의 대화, 학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고 그 접점속에서 선수의 생명력을 지속시킬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운동할 학교가 없어 타지방에 우수선수들을 빼앗기는 어처구니 없는 일은 막아야 할 것이 아닌가.

훈련공간과 시설면에서 부족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좋을까.

도내 뿔뿔이 흩어져 있는 운동장 사용권한을 일원화하는 것이다.

소년체전과 전국체전 등 굵직한 대회를 총괄하는 도체육회를 중심으로 단일화하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되면 선수들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운동장과 시설을 사용할 수가 있다.

제주로 전지훈련을 오는 팀들에게는 원스톱서비스다 뭐다 하면서 갖은 아양을 다 떨지만 정작 제주도 선수들이 도내에 있는 운동장을 사용하려면 몇단계를 거쳐야 겨우 시간 예약을 할 수 있는 지금의 사정을 누가 이해하겠는가.

경제적인 논리로 체육을 바라보지 말라.

돈 몇푼 때문에 자기 자식을 홀대해선 안된다.

도체육회 산하단체는 모두 35곳이다. 도체육회 1년 예산은 30억원이 조금 넘는다.

경상비를 제외하면 도체육회 자체사업, 즉 선수들 기량향상을 위한 계획들을 제대로 추진할 수가 없다.

계획을 세워봐야 헛수고일 뿐이다.

도 1개과 예산의 1/5도 안되는 예산을 갖고서는 탈꼴찌를 면할 수 없다.

충분한 예산이 필요하다.

연말만 되면 도로를 뜯어 고치는데 사용하는 예산의 반의 반만이라도 지원해 준다면 제주체육은 달라질 것이다.

타도시의 예를들며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지 말자.

이는 제주체육의 기반을 닦는 아주 중대한 문제다.

변명이 아닌 구체적인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다.

제주는 특별자치도다. 특별한 도이니 만큼 체육도 특별해져야 한다.

당장의 결과만을 보지말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차적인 계획들이 마련돼야 한다. 하지만 이렇다할 구체적 계획들이 없다.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앞에서 말한 기본적인 것들이 충족되지 않으니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도 공염불일 것이다.

제발 오늘의 제주체육의 현실을 직시해라. 피할려고 하지 마라.

현재의 결과를 보고 탄식하며 반성하라.

고  안   석
체육/편집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