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아! 송악산아! 단 하나뿐인 송악산아
“그곳에 오르면 국토 최남단 마라도가 보인다. 이웃한 가파도 마저 한손에 안길 듯 다가온다. 눈앞에 펼쳐지는 형제섬 과 산방산의 풍광까지 더하니 대자연의 신비에 숙연해지지 않을 수없다.
고개를 돌리면 구름 넘어 한라산의 장관가지 파노라마를 만들어 낸다. 한반도의 남녘 마을 제주도 남제주군 대정 읍에서 만나는 송악산이다. 4년 전 그 산은 형체도 없이 사라질 운명에 있었다. ---송악산은 지질, 생태, 경관 적 가치와 역사자원으로 이만큼 귀중한 유산은 많지 않다. 우리는 송악산과 함께 대대로 삶을 영위해온 주민들과 공존의 노력을 할 것이다.”(송악산 녹색연대 창립취지문 중에서)
지난15일 제주농촌기술연구원 대강당에 들어서는 사람들은 이날 발간된 “송악산아, 송악산아” 란 제목이 쓰인 송악산 보전운동 백서를 한 책씩 받아들고 감개무량한 듯 자리를 찾아 앉았다.
200명의 족히 앉을 수 있는 대강당에 모인 사람은 겨우60여명,
송악산 녹색 연대 창립총회와 기념강연회가 열리는 회의장이다. 숫자론 몹시 초라한 모임이나 그곳엔 서울에서 내려온 학자들과 송악산모임에 특별강연을 위해 한국 환경 관리공단
이만의(李萬義)이사장이 자리를 같이해 표정들은 여느 모임보다 진지하고 엄숙했으며 결의에 차있었다.
강연에 나선 연사는 이런 말로 시작했다. “ 이 강연장에 사람이 꽉 찰 수 있었다면 굳이 이런 강연을 할 필요가 없는 사회입니다. 언제나 선구자는 외로운 것입니다” 고 격려하였다.
4년전 1999년 12월 30일, 온 세계인이 “환경의세기” “문화의세기”를 향해 2000년 여명에 흠 벅 젖어 있을 때 제주도에서는 세계적 경관 지이자 역사적 유적이며 학술자원인 송악산 분화구를 파내어 놀이시설을 하도록 한 특정 업자에게 전격적으로 사업인가를 해주며 사유화를 기도한 날이었다.
이날부터 한국 환경운동사에 기록될 일들이 시작되었다. 도내환경단체와 전국 지질학계, 언론 ,법률가 들이 일제히 송악산의 학술적 경관 적 희귀성과 역사의 현장으로서 단 하나뿐인 송악산임을 이론적으로 내세워 반대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허가의 위법성을 들어 용감한 주민 한사람이 제주도지사와 남제주군수를 상대로 사업 인가 취소의 소를 법원에 내고 공사정지 가처분신청을 요구했다. 선진국에선 이미 귀중한 동물하나 나무하나도 자연의 권리를 내세워 법적 보호운동을 펼치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학술과 경관 적 가치를 사법적으로 보호 요청한 예가 없었다.
결과는 우리사법부가 세계적 수준의 환경에 대한 판단기준은 전 근대적 수준임을 증명한 결론만 남겼다. 허나 환경단체들의 요청에 따라 감사원이 제주도의 사업인가절차의 위법성을 가려준 것은 환경운동사에 남을 일이었다.
전국의 저명한 언론인들이 일제 필봉을 들어“송악산은 보호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4년이 지난 지금 그 송악산을 영원히 우리 모두의 것으로 지키자는 모임이 결실되었다.
각 단체와 시민들이 어떤 일에도 각기 자기 의견들이 있고 주장이 다를 수 있지만 송악산을 핵으로 한 제주의 자연환경을 보전하자는 대는 하나가 되어 모인 것이다.
주목할 것은 여기모인사람들이 행정 당국이 귀중한 주민들의 공유자산을 사유화시키려던 시도가 다시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되고 반듯이 주민이 이익주체가 되는 개발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제주도와 남제주군 은 진정 주민들의 이익을 위한다면 공유지를 주민들에게 돌려주고 완벽한 보전대책을 세워 자원의 훼손 없이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어야한다.
무엇이 진정주민을 위한정책인가를 자문해야한다. 80년대 초 제주도지사가 앞장서 성산일출봉 능선을 사유화해주었다가 결국 엄청난 세금으로 원상 복구한 예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송악산아! 송악산아! 지구상에 단 하나뿐인 송악산아! 그대 있어 주민들이 행복해 질 수 있도록 하여 주십시요!
논설위원 신 상 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