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제와 自生力
제주경제가 역동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명목가격 기준 제주지역 총생산의 전국 비중이 1989년 1.07%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을 거듭, 2002년 현재 0.92%라고 한다. 우리 고장의 인구는 어림잡아 55만명으로 전국 4천8백만명의 1.1%가 넘는데 각종 경제 지표는 대부분이 1%미만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지표가 인구비율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엄연한 현실 앞에서,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우리의 각오는 남다르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각오를 다지기 위해서도 사회적 총량으로서의 지역경제의 내적 구조를 제대로 살필 필요가 있다.
오늘의 지역경제 문제는 산업의 인위적인 왜곡에서 파생되는 것이며, 그 구조의 합리적 조정에 한계를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내발적 발전요인을 저해한 결과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지역경제의 견실화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관광산업이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그 하나만을 놓고 인력문제를 포함한 지역경제의 현상을 왜곡해 왔다는 지적도 같은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고소득 작물 등 1차 산업의 쇠퇴와 그 대체산업의 한계 등 제주 경제의 밑바탕을 살펴보면 그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우리 현실을 똑바로 봐야 한다. 제주경제가 한때 빠른 속도로 성장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간접자본과 서비스업 등이 외부적 요인에 의해 주도됨으로써 자생적인 성장력이 위축돼 왔음을 외면해선 안 된다. 오늘의 제주경제의 역동성 상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경제는 역사적 유물이다. 과거와 현재의 상황을 토대로 하여 변화하고 발전한다. 경제계획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과거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배경으로 하여 덧그림을 그리는데 불과하다.
따라서 지역경제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는 독특한 산업구조를 외면한 그 어떤 발전전략도 무의미하다고 볼 때, 자생력의 신장은 지역경제 발전전략의 제1과제가 된다. 관광산업에 치우친 산업의 연성화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검토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