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감귤 생산량 조절 불가능한가
이른바 ‘감귤 해거리’ 현상이 또 나타났다.
적정생산을 추구해 온 지 십 수년이 되고 있지만, 아직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최근 감귤관측조사위원회와 제주도농업기술원의 감귤나무 개화상태 조사 결과 올해 감귤 생산량은 약 48만5000~51만9000t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고 한다.
적정 생산량 55만t에도 미치지 못할 것같다니 이변에 가까운 예상량이다.
예단은 이르지만, 올해 감귤 농사는 생산량 감소 때문에 생산 농가의 속을 섞일 것같다.
지난해에는 67만7000t이나 과잉 생산돼 제값을 받지 못했는데, 올해는 이에 반해 무려 15만t 정도나 적게 생산될 것으로 보여 농가의 시름이 깊어질 것같다.
제주도 등의 감귤 농정이 과잉생산 방지에 안주해 온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장기 비전은커녕 한 해 앞을 내다 본 생산량 관측과 이에 따른 생산량 조절 정책의 부재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봄철 감귤 꽃이 개화한 뒤에야 꽃 따주기와 열매 솎기 운동을 벌이는 게 고작이다.
개화가 덜 될 경우 더 꽃이 피게 해 적정생산을 유도하지 못해 왔다.
그저 많은 개화든, 적은 개화든 기후관계와 해거리 현상으로만 치부해 온 게 사실이다.
적정생산 대책은 개화 초기부터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꽃 솎아주기는 당해년의 적정생산 뿐아니라, 다음 해 알맞은 생산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하지만 많이 달린 꽃과 열매 솎기를 당장 눈 앞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머뭇거리다 보니 당해년은 과잉생산으로, 다음해는 꽃이 덜 피는 해거리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1996년에도 48만t이 생산되는데 그친 적이 있다.
당시 이러한 문제에 적절히 대처했더라면, 똑 같은 현상이 재연되지 않았을 것이다.
제주도는 말로만 적정생산을 외칠 게 아니라, 실질적인 정적생산 대책을 마련해 농가에 독려해야 하고, 농가들도 그 대책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
어떻든 이와 별도로 올해 감귤이 예상량보다 감산되지 않도록 농정 당국의 특별지도와 생산농가의 세심한 감귤원 관리가 요구된다.
새순 솎기와 엽면시비 및 병해충 방제를 잘해 착과률을 높이고, 품질이 향상되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