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역 창사이래 최대위기

손실 19억원 처리위한 감자결의 부결 … 대표이사 사직서 제출

2004-09-18     한경훈 기자

지난 94년 도내 농수축산물 수출을 목적으로 설립된 제주교역 자본잠식이 심각한 상태인 가운데 재무구조 건실화를 위한 자본감소(감자) 시도가 무산되는 등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빠졌다.
제주교역은 17일 제주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 현행 주당 액면가액 1만원인 주식을 3600원으로 64% 감액하는 ‘감자’의 건을 상정.심의했다.
이는 그동안의 경영손실에 의한 결손금 19억여원을 전보(塡補), 부실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제주교역 집행부는 향후 흑자가 발생하더라도 결손금 충당으로 정상운영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되는 점, 원활한 신규 투자(증자) 유치 등을 들며 주주들에게 감자 결의를 강력히 요청했다.
그러나 총회 찬.반투표 결과, 출석주식수 23만5450주 중 찬성 11만8550주, 반대 8만1900주, 기권(무효) 5만6000주로 특별결의 정족수 3분의 2에 미달돼 부결됐다.

이날 총회에서는 ‘감자’를 통한 회사소생이 우선이라는 현실론과 ‘회사부실의 정확한 실태 및 책임소재 규명’이 우선이라는 책임론이 맞서 주주간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의회의 협의.승인 및 조합원 총회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결정에 부담을 가진 시.군과 생산자단체의 반대로 결국 ‘감자’결의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제주교역의 재무구조 건실화 등 경영 정상화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되고, 전도(前途) 또한 불투명한 상태로 빠졌다.
한편 이날 임시주주총회에서 ‘감자’ 결의를 전제로 사퇴의사를 밝혔던 제주교역 고달익 대표이사는 총회가 끝난 후 사직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