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대형여행사 설립‘난항’

기존업체 반발 ‘추진동력’ 실종…성사 어려울 듯

2008-06-01     정흥남


서귀포시가 올해 ‘관광1번지’옛 명성을 살리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해 온 서귀포권 대형여행사 설립이 사실상 무산위기에 처했다.

사전 치밀한 타당성 조사 등이 전제되지 않은 채 즉흥적으로 추진돼 결국 현실의 벽 앞에서 좌절의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서귀포시는 올 초 ‘관광객이 다시 찾고 싶은 서귀포’와 ‘체류형 관광구조 전환’등을 내걸고 대대적인 관광혁신 시민실천 운동과 함께 지역 내 대형 여행사 설립을 추진해 왔다.

서귀포시는 민간부분이 중심이 돼 대형여행사를 설립할 경우 행정이 지원할 수 있는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면서 사실상 대형 여행사 설립을 주도해 왔다.

이에 따라 올 초만 하더라도 민간부분의 대표 격인 서귀포시관광협의회가 주관이 돼 대형여행사 설립에 따른 구체적인 논의가 오가면서 이 사업은 순항하는 듯 했다.

대형여행사는 설립자본금 10억~30억 원으로 하는 대규모 ‘인 바운드(관광객 유치 전문) 여행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구체화 되자 기존 여행업체들이 반발이 뒤따랐다.

기존 업체들은 가뜩이나 해외관광 등으로 고객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정부의 지원을 얻은 대형여행사가 출범하는 것은 공공부분이 민간의 고유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라며 거세게 저항했다.

실제 제주도관광협회 국내여행분과위원회도 서귀포시의 이 같은 사업이 공개되자 서귀포시를 방문, 공식적인 우려의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존 여행사들이 반발이 이어지면서 설립 자본금 모금 역시 벽에 부딪혔다.

당초 이 사업에 출자가 예상됐던 지역 내 자본가들과 기업체 등은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출자 할 경우 수익성은 물론 장래마저 불투명하다고 판단. 출자를 기피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서귀포시 관광협의회 집행부가 교체되면서 이 사업 역시 ‘기존 임원들이 사업’으로 치부돼 추진동력을 잃게 됐다.

서귀포시관광협의회 관계자는 “설립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현재의 입장을 단적으로 설명했다.

관광시민실천의식 개혁운동과 함께 양대 축으로 추진돼 온 대형여행사 설립이 좌초위기를 맞으면서 서귀포권 체류형관광지 활성화에도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