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계곡 ‘식은땀 관람’
주상절리 붕괴ㆍ낙석 사고 가능성….입장객들 불안
구실잣밤나무, 참식나무, 후박나무 등 각종 수목이 빼곡하게 들어차고 10m를 넘나드는 높이의 거대한 주상절리가 병풍처럼 이어져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고 있는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제 377호 안덕계곡.
이 안덕계곡이 안전사고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서귀포시는 이처럼 안덕계곡 암반대의 낙석 등에 따른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안전진단 용역을 수립한 뒤에도 마땅한 후속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입장객 보호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지난해 8월 사업비 2774만원을 투입, ‘천연기념물 제377호 안덕계곡 상록수림지대의 안전진단 및 낙석방지를 위한 기본조사 용역’에 나서 올 2월 마무리 했다.
이 용역은 2004년 안덕계곡상록수림지대 보존대책을 위한 학술보고서에서 나타난 안덕계곡 유실.오염.낙석 등의 현상을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안덕계곡 암벽층 낙석과 붕괴우려가 제기되는 곳은 안덕계곡 입구에서 50여m 정도 들어가면 나타나는 암벽(주상절리)으로 높이 12~13m, 길이는 30m에 이르고 있다.
안덕계곡 입장객들은 대부분 이 암벽구간에 조성된 산책로를 이용하고 있다.
이 용역과 관련,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들은 안덕계곡의 경우 문화재적 가치가 큰 만큼 인위적 시설 등을 이용한 붕괴차단 대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문화재청 이광춘·김학범 위원은 “낙석 등 위험이 우려되는 구간에 대해서는 출입을 통제하고 경고 안내판을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이들은 “주기적인 모니터링으로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천연기념물의 보존과 관리측면에서도 타탕하다”고 말했다.
서귀포시는 그러나 지난 2월 이같은 내용의 용역이 마무리 된 뒤에도 붕괴 및 낙석 우려가 예상되는 암벽지역에 대한 출입통제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입장객들의 출입을 자유롭게 허용하고 있다.
입장료가 없는 안덕계곡 입장객은 연간 수십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들 입장객은 안덕계곡 낙석과 붕괴사고에 고스란히 노출된 채 위험을 감수하면서 계곡구경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서귀포시 관계자는 “조만간 경고판을 설치하는 한편 절벽기울기를 측정할 수 있는 계측기를 설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