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항로 정비사업 졸속 안 되게

2008-05-18     제주타임스

지금까지 제주시의 가로수 정책은 상당 부분 실패했다.

서광로의 동백나무, 공항로 등의 구실잣밤나무, 중앙로의 종려나무 가로수 식재 모두 사실상 실패작이다.

이들 수종은 원래 습지 또는 음지성이다.

물론 뿌리 상태 등 식수 단계에서의 부주의와 식재 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육이 원활치 못하거나, 이로 인해 고사(枯死)를 자초한 면도 있다.

가로수는 도시 미관을 아름답게 하고, 한 여름 그늘을 만들어 주며, 혼탁한 도심 공기를 순화시키는 등 여러 가지 기능을 한다.

가로수 수종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광로의 동백나무 가로수는 활착 부진으로 가로수 구실을 다하지 못하고 있고, 구실밧밤나무 등은 병충해 피해로 상당 부분 제거됐다.

지금의 공항로(공항입구~해태동산)가 엉성한 몰골을 드러낸 것도 잘못된 가로수 수종 선택과 안이한 병충해 방제가 원인이 됐다.

신중 또 신중한 가로수 수종 선택은 물론 지속적인 병충해 관리의 중요성을 말해 주는 사례다.

제주시는 오는 6월 말까지 공항로 정비사업을 추진한다.

물론 가로수 선택에 철저를 기했을 테지만, 과거 가로수 식재와 관리 부실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일단 식재해 보고, 생육 상태가 좋지 않으면 다시 다른 수종으로 교체하면 된다는 생각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그것은 관광제주 관문의 인상을 먹칠하는 행위일 뿐아니라, 도민 혈세를 낭비하는 것 밖에 안 된다.

더구나 이런 중요한 지점의 가로수 식재 등 주변 정비사업을 단기간에 끝낸다는 게 가능한 일인지도 의문이다.

나무 이식의 최적기는 3~4월이다.

왜 이 시기를 놔 누고 특히 대형 가로수를 지금에야 식재하려는 것인지도 궁금하다.

졸속 사업인지, 아닌지의 여부는 곧 나타날 것이다.

 제주시는 졸속 가로수 행정이라는 지적을 이번 기회에 말끔히 씻어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