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제주, 공식 채널 많다

2008-05-07     제주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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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9일, 제18대국회의원 총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던 강상주 서귀포시 당원협의회장이 엊그제 총선 패배 후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고한다.

 전 서귀포시장이기도 했던 강상주 당원협의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 “정부와 제주도간 공식 채널이 없어 제주 주요 현안들의 표류가 우려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산적해 있는 혁신도시-해군기지-제주 4.3문제 등 지역현안들이 정부와 엇박자를 보일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돌아 올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상주 당원협의회장은 대표적인 제주 현안사업으로 혁신도시 등 몇 가지만을 예로 들었지만 그 외에도 제주도의 미래와 직결된 중차대한 현안들이 글자 그대로 산적(山積)해 있다.

 이를테면 영어 교육도시-국제자유도시-자치도 3단계 제도개선-제2공항 건설을 비롯, 각종 예산 확보 등 대 중앙(對 中央) 절충으로 해결해야 할 일들이 첩첩(疊疊)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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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상주 협의회장의 걱정도 여당 의원이 없는 현실에서 이 난제들을 풀 수 있을까 하는 데서 나왔을 것이다.
특히 4.9총선에서 현재 여당인 한나라당이, 야당인 민주당에 국회의원 3석을 싹쓸이 당해 전패함으로써 그로서는 제주의 중앙 절충력에 회의를 느끼는지도 모른다.

 그가 정부-제주 간 공식 채널이 없다는 것은 대 중앙 절충 과정에서 직접적, 적극적, 혹은 간접적으로 앞장서서 밀어 주고 힘을 행사할  집권당 의석이 단 한 석도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사실 지난 총선에서 제주지역 국회의석 여-야 비율이 3:0은 못되더라도 2:1, 아니 최소한 1:2만 됐더라도 공식 채널 운운하는 얘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며 그것은 강 협의회장도 마찬 가지일 터다.

 그러나 유념해야할 점은 정부-제주 간의 공식 채널 부재(不在)를 내세워 여당 전패의 총선 결과를 두고 도민 유권자들을 나무라서는 결코 안 된다.

물론, 총선 결과 3석 모두 여당이 차지했다면 지역 현안사업의 중앙 절충에 유리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3석 모두 야당에 돌아갔다고 해서 지역 현안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어느 당 소속이냐도 중요하지만 당선자의 능력과 활동성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리고 지역 문제만을 놓고 평가해서 국회의원을 뽑는 것도 아니다.

이것이 지방선거와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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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정부-제주 간 공식 채널이 없다”는 강상주 협의회장과는 의견을 크게 달리한다.

왜 공식 채널이 없는가. 적어도 제주특별자치도라는 대 정부 교섭 채널이 건재해 있다.

그 채널의 장(長)은 여당도 아니요, 야당도 아닌 무소속이다. 정치적 절충에도 자유로울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국회에 대한 정치적 교섭에도 유리하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이 채널 수장의 능력 여하뿐이다.

 야당 의원 3명도 정부와 제주, 제주와 국회 사이를 연결할 수 있는 공식 채널이다.

야당의원이라고 해서 채널 역할을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독재 정권 시절의 시각이다.

 집권당인 한나라당 제주도당도 훌륭한 공식 채널이다.

총선에 참패했다 해서 대 중앙 공식 채널 역할을 포기한다면 다음 총선에서도 참패한다.

제주도당 위원장을 중심으로 채널 역할을 톡톡히 해 낸다면 4년 후 선거에서 평가를 달리 할 것이다.

 중앙-제주 간 공식 채널은 이렇듯 많다.

“채널이 없다”고 탓할게 아니라 제주도청-야당의 세 국회의원-집권한나라당 등 세 공식 채널이 연합해서 정부-국회와 절충한다면 충분히 난제들도 해결될 줄 믿는다.

거기엔 각자의 협동심과 활동능력, 성실성, 적극성이 요구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