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천 복구, 환경 최대한 살려야
지난해 태풍 ‘나리’때 파손된 제주시 용담동 한천 복개 구조물 복개공사가 4일부터 시작됐다.
1992년 9월 시설된 한천 복개 구조물 총연장 380m, 폭 35~45m 가운데 ‘나리’로 인해 파손된 상판 80m 구간이 철거되고, 35~45m의 교량이 설치된다고 한다.
특히 주차장 부분이 친환경적인 하천으로 복원된다니 기대가 크다.
잘 알다시피 현대의 하천 구조물은 홍수 조절의 기능과 함께 미관을 겸비한 친환경적 시설을 요구한다.
이런 의미에서 16년 전 하천 복개가 얼마나 잘 못된 선택이었는지, 이제야 제대로 공감하게 됐다.
‘친환경적 하천’하면 유수천(流水川)만 떠올릴 수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 만은 아니다.
건천(乾川)도 구조 시설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재해 예방은 물론 자연생태를 지닌 도시의 명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원래 건천의 상태를 보전하면서 주변에 나무를 심고, 산책용 소도로를 만들어 아름다운 하천거리로 조성할 수 있다.
물이 흐르는 도심 속 하천과 휴식공간 등 시민 이용 시설은 세계 어느 도시에나 있지만, 건천을 시민 이용시설로 가꾼 곳은 없다. 한천과 병문천이 이런 기능을 한다면 분명히 제주시의 명물이 될 것이다.
제주시는 또 다시 물난리를 겪지 않도록 한천 복개 구조물을 완벽히 복구하되, 시민들 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가장 환경 친화적인 한천이 되도록 복구 공사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비가 오지 않는 날, 하천의 이용도에 대해서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하천에서 그림 전시회 등 각종 전시회를 열 수 있는 기능을 갖추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시민 휴식 공간도 되고, 관광객들에게도 이색적인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산지천이 도심 유수천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처럼, 건천인 한천도 활용도를 겸한 시설로 제주시 동.서의 명물 하천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병문천과 독사천 등 나머지 하천의 친환경적 하천 조성의 선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