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벽해
홍수'와 관련한 이야기는 숱하게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로 마지막에 방주가 닻을 내린 곳은 2002년 월드컵 당시 우리 나라와 형제국임을 확인한 터키의 아라라트 산이라고 알려져 있다.
1829년 아라라트산 정상을 찾은 독일의 파로트 교수에 이어 1876년 영국의 브라이스 경은 사람의 손으로 다듬은 흔적이 있는 나무조각을 발견, '노아의 방주 유물 찾기'에 불을 붙였다.
1960년 터키공군의 커어티스 소령이 아라라트산을 촬영하던 중 해발 2000m지점에서 기이한 물체를 발견했다.
대부분 크리스챤들은 이를 '노아의 방주'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한다.
아직 역사상 실체와 관련한 논쟁이 끊이지 않는 고대 중국의 하(夏)왕조는 치수(治水)를 통해 천하를 평정했다고 알려진다.
태평성대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요순시대에도 홍수를 다스리지 못해 결국 우임금에 이르러서야 물줄기를 바로 잡아 백성들을 도탄에서 건졌다고 고대 중국사는 전하고 있다.
먼 옛적 백두산에 비가 석 달 열흘이나 내린 적이 있다고 한다.
백두산 천지의 물도 흘러 넘쳐 백두산 인근이 물천지로 변해 버렸다.
오직 높은 산마루에 사는 어머니와 유복자가 살아 남았을 뿐이었다.
홍수를 견디지 못해 숨을 거둔 어머니는 저승에 가서도 아들을 살릴 방도를 찾아 헤멨다.
하늘을 기워 물난리를 막은 적이 있는 여와씨에게 소원을 빌자 그는 증손녀를 인간 세상에 내려보냈다.
백두산의 바윗돌을 갈아 바늘을 만들고 바윗돌을 날라다가 바늘질로 홍수를 다스리는 데 성공, 유복자를 구해주게 된다.
지난 10, 11일 도내 동부지역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농가 한숨이 깊다.
몇 백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집중호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밭에 널 부러진 돌, 파헤쳐진 도로, 무너진 집 벽 등이 당시의 참상을 말해주지만 더욱 힘든건 농사를 포기한 채 추석을 맞고 올 겨울을 지내야 하는 농민들의 마음이다.
자신의 밭을 바라보는 한 농민은 '뽕나무밭이 바다로 변했다'는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깊은 한숨을 지었다.
더욱이 행정 당국의 잘못된 배수개선공사가 피해를 더욱 늘렸다니 한심할 지경이다.
빨리 빨리 공사해서 지역 주민들에게 인정받자는 그릇된 발상이 불과 몇 년도 지나지 않아 농민들의 집과 삶의 터전을 앗아 버린 것이다.
김태환 도지사는 13일 '이를 근본적으로 조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런 공사는 시간이 오래 걸려도 꼼꼼이 살펴야 한다.
그래야 재발 방지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