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온난화 재앙대비基金' 운동 시급

용머리 潛水-귤 栽培難 소식 불길하다

2008-04-23     제주타임스

1

 이달 초에는 서귀포시 안덕면 용머리 바윗길 산책로가 만조 때만 되면 바닷물에 잠기고 있다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 왔었다.
 바로 어제는 50년 뒤면 제주 지역에서 감귤을 재배하기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2060년 이후에는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변해 토종 고산 식물들이 소멸되고 귀화식물들이 침입해 들어와 주인행세를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곤충들마저 해충으로 변해 각종 식물들을 위협할 것이라고도 한다.
 이 모두가 지구온난화 탓이라는 점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이런 일들은 이미 예측 됐던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머리 해수 잠수가 현실적, 실재적 사건으로 나타났고, 감귤을 재배하기 어려운 시대가 50년 앞으로 다가 왔다는 흉보(凶報)는 정말이지 듣기만 해도 기분 나쁘고 불길하기 짝이 없는 소식이다.
 더 큰 걱정은 앞으로 지구온난화가 또 어떤 예측불허의 흉측-불행한 일들을 몰고 올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2

 이런 일련의 현상은 지구온난화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하나는 해수면 상승이요, 다른 하나는 기온 상승이다.
 용머리 바다 속 잠수야말로 해수면 상승 때문이며, 제주지역의 아열대 화는 기온상승으로 인한 것이다.
 특히 제주지역은 해수면 상승과 기온 상승 두 측면에서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지구온난화 영향을 받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다른 나라에서 100년 뒤에 당할 재앙들을 제주도는 50년 뒤에 당할 수도 있는 일 아닌가. 우리가 용머리의 해수잠수와 제주지역의 급속한 기후변화를 매우 불길하게 보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지금까지 관계 당국에서는 제주시 방파제 해일 사건이나, 해수욕장 모래 유실 사태, 종전에 없던 모래사장 돌출 등이 바다매립 등으로 인한 물길 변화, 혹은 항만 및 방파제공사로 인한 부작용 현상 등으로 보아 왔는데, 그 진짜 원인이 해수면 상승 탓은 아닌지도 연구해 볼 과제다.

3

 해수면 상승과 기온 상승으로 인한 대 재앙이 제주에 100년 뒤 찾아오든, 50년 뒤 찾아오든, 그것은 아득한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바로 우리 아들과 손자 때의 일이다.
 그렇다면 온난화로 인한 대재앙을 대비하기 위한 기금 설치야말로 다른 사업에 우선해 빨리 착수해야한다. 이유는 제주 경제력이 가난하기 때문이다. 내외 도민 모두가 십시일반 참여해야하므로 장기간이 필요하다. 최저 40년 이상 쓰지 말고 차곡차곡 적립해 두어야 한다.
 다행히 우리 세대에 큰 탈이 없으면 차세대에 물려 줄 비장한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세대에는 자식-손자에게 개인 유산으로 물려주기 위해 구린내 나는 치부(致富)를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 것 보다는 시급히 ‘지구 재앙 대비기금’ 운동을 벌여 공동의 유산으로 물려주는 게 훨씬 낫다.
 물론 지구온난화를 대비하기 위해  조림, 자전거 타기, 풍력-태양광-바이오 연료 개발 등도 모두 시급하고 필요한 사업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미 지난해 6월 20일 제안 한바 있거니와 하루 빨리 시작해야 할 일이 바로 이 ‘기금 조성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