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제주서 '압승' 3개 선거구서 모두 당선돼

도민들, '국정 안정론'보다 '거여 견제론' 선택해
이명박 대통령 '제주 홀대' 한나라당 참패로 연결
반쪽 선거 오명…정치권 신뢰회복 위한 노력 필요

2008-04-10     진기철 기자

대통령선거 압승이라는 여세를 몰아 총선까지 싹쓸이 한 한나라당의 바람은 제주에까지 불지 못했다. 제주지역은 통합민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유권자들은 ‘국정 안정론’을 내세우며 전 지역구 석권을 노린 한나라당 후보들 대신 ‘거여 견제론’이라는 기치를 내건 통합민주당 후보들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이번 4.9총선은 초반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의 제주4.3위원회 폐지 움직임과 이명박 대통령의 제2공항 시기상조 발언과 제주홀대론이 부각된 점이 한나라당의 참패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4.9총선은 초반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선거가 진행될수록 대혼전 양상으로 전개되더니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결국 통합민주당에 압승을 안겨줬다.

국정안정론을 내세운 한나라당이 선전을 했지만 당락을 뒤집지는 못했다.

제주시 갑 선거구는 개표 직후 시종일관 통합민주당의 강창일 후보가 선두를 유지하며 앞서갔지만 당선을 장담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경대 후보의 텃밭인 노형동에서까지 강 후보가 우위를 지키면서 수성에 성공했다.

6선 고지를 밟기 위해 한나라당 공천에 반발 무소속 출마까지 불사한 현 후보지만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제주시 을 선거구는 대혼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김우남 후보가 시종일관 선두를 유지, 젊은 퍠기를 앞세운 부상일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김우남 후보와 같은 구좌읍 출신인 부 후보는 일도1동과 이도1동, 건입동, 봉개동서 우위를 지켰을 뿐 나머지 8개 지역에서는 열세를 면치 못했다. 3개 선거구 가운데 가장 먼저 승부가 갈렸다.

서귀포선거구는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최대의 접전지역으로 부각됐다. 어느 한쪽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이는 방송사별로 조사결과 달랐기 때문.

하지만 김재윤 후보가 텃밭인 효돈동에서 압승을 거둔데 이어 남원읍 지역에서도 두배에 가까운 표를 끌어 모으면서 승패를 갈라놨다. 강 후보는 텃밭인 대륜동에서도 김재윤 후보에게 30%에 가까운 표를 내주고 말았다.

이 같은 통합민주당의 압승은 ▲제주4.3위원회 폐지 움직임 ▲이명박 대통령의 제2공항 건설 시기상조 발언 ▲제주홀대론이 집중 부각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국정안정론’과 ‘거여견제론’만이 강조되면서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 인물 적합성 등에 대한 평가가 도외시되는 부작용이 초래됐다.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가 두 거대정당의 ‘안정과 견제’라는 논리에 파묻혀 버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향후 정치개혁을 통한 정치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절반에 가까운 국민들이 투표를 하지 않음으로써 참정권 포기는 물론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불신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반쪽 민의를 대변한 선거라는 오명도 함께 씌워졌다.

이에 따라 정치권의 신뢰 회복을 위한 각고의 노력이 요구된다. 정치권의 노력이 뒤따르지 않는 한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주의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