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악화 속 소중한 한표 행사

후송작전도 펼쳐져…투ㆍ개표장 이모저모

2008-04-09     진기철 기자

제18대 국회의원 선거가 9일 제주도내 226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이날 투표소에는 신성한 주권을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기상 악화로 역대 선거 중 투표율이 가장 저조했지만 오전 6시부터 지정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은 후보의 공약과 능력을 저울질해 가며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투표 이모저모

○…총선 투표일인 9일 제주도 부근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섬 지역 투표함 수송에 비상이 걸렸다.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 해경 등은 추자도, 우도, 비양도, 가파도 등 부속섬 4곳의 투표함을 투표 종료 후 각각 어업지도선과 도항선으로 본섬까지 수송할 계획이었으나 해상의 궂은 날씨로 차질이 빚어진 것.

이에 따라 해경 경비함과 필요시 헬기까지 동원한다는 계획까지 세워졌다.

○…제주 전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섬속의 섬인 마라도에 살고 있는 일부 주민들이 발이 묶여 투표를 하지 못했다.

대정읍사무소 민원실에 마련된 대정읍 제8투표구에는 마라리 총 유권자 84명 가운데 26명이 투표를 했다.

하지만 풍랑주의보로 인해 마라도를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주민들은 투표를 포기해야 했다.

○…18대 총선 투표율이 역대 선거 최저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감 속에 악기상까지 겹치면서 선관위는 물론 일선 읍·면·동사무소에서는 방송용 가두차량까지 동원하며 투표율을 끌어올리는데 안간힘을 썼다.

특히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에게 공공시설 이용 시 할인혜택이 주어지는 ‘투표확인증’까지 배부했으나 별 효과 없이 역대 최저 투표율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전국 최고 투표율이라는데 위안을 삼아야 했다.

○…제주시 이도2동 제7투표구인 도남초등학교 체육관에서 투표를 하던 K 할머니(79)가 ‘잘 못 기표했다’며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찢어버려 한때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10시20분께 투표소를 찾은 K 할머니는 투표 후 지역구 투표용지는 투표함에 넣었으나 비례대표는 ‘눈이 나빠 기표를 잘못했다’며 용지를 찢어버린 것.

현장에 있던 투표관리관은 참관인이 입회한 가운데 찢어진 투표용지를 공개된 투표용지(무효)로 처리하고 투표록에 K 할머니의 인적사항 및 당시 상황을 상세히 기록해 선관위에 보고했다.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2리에 사는 김종보 씨가 부친 상중임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이날 아침 투표개시시간에 투표소를 찾은 김 씨는 투표를 마치고 남아있는 장례절차를 마무리했다.

개표 이모저모

○…9일 오전 6시부터 치러진 제18대 총선 투표가 오후 6시를 기해 끝난 가운데 각 방송사들이 출구조사 결과를 일제히 발표하자 후보 측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서귀포시 선거구가 초박빙 승부를 예고한 반면 제주시 갑·을 선거구는 생각보다 싱겁게 끝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총선 투표가 끝난 후 제주시와 서귀포시 개표장에 투표함이 속속 도착한 가운데 차분한 분위기 속에 개표작업이 이어졌다.

그런데 일부 투표지분류기가 오작동을 일으키면서 한때 개표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기도 했다.

이날 경찰과 소방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무장경찰과 소방차를 개표소와 개표소 주변에 배치, 경계를 강화했다.

○…당선자는 개표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예측할 수 없었다. 역대 선거 중 초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면서 어느 한쪽도 마음을 놓을 수 없게 했다.

때문에 각 후보는 물론 캠프관계자들의 속만 타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