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피해…人災의 요소는 없는가
비 피해가 비교적 적었던 우리 고장이 상습적으로 비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동부 지역이 심하다. 도로 개설 등 지역의 개발로 물길을 막은 곳이 없는지 제대로 점검해야 한다.
사고가 예측됐는데도 방심하다가 생긴 사고는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에 다름 아니다. 이번 피해로 무신경의 의식을 바르게 일깨워야 한다.
천재는 하늘의 권능에 맡겨진 영역이다. 쏟아지는 빗줄기를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것인가. 그러나 피해를 줄이는 것은 사람의 능력에 맡겨진 영역이다. 각종 재해에 대비하는 자세가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천재지변과 같은 불의의 재난이야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다. 그러나 예측할 수 있는 사고를 그대로 넘겨 버릴 경우, 그 피해는 엄청나다.
이번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지역에 따라 최고 400미리 이상의 기록적인 폭우가 그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그곳에 인재의 요소가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
일부 침수지역의 경우, 각종 개발로 물길의 흐름을 막은 데 그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피해지역의 침수원인을 일일이 점검해봐야 그 진위를 판단할 수 있겠지만, 침수가 되지 않던 곳이 침수되는 것을 보면, 그 지적에도 일리가 있다.
세밀히 점검해야 한다. 그래서 다시는 피해가 없도록 근본적인 개선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모든 것이 다 그러하겠지만, 사후의 대책보다는, 사전의 대책이 중요하다. 사후대책에 쏟아붓는 예산을 사전 대책에 쓴다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더욱 가치 있는 일이다. 이번에도 미리 제대로 점검했다면 이런 불행의 아픔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발 사업 전에 물길의 흐름 등 환경적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이다. 좀더 편해보자는 개발이 또 다른 피해를 가져온다면 그런 개발은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이 평범한 사실이 오늘 왜 새삼스럽게 들리는가 하는 점에 관계당국은 특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