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성을 상실한 ‘골프장 특별기획단’

2004-09-14     제주타임스

행정의 자문기구는 객관적이어야 한다. 문제의 소재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따라 불편부당하게 행정의 자문에 응해야 한다.
행정의 자문기구가 객관적이기 위해서는 그 구성부터 객관적이어야 한다. 그 구성에서부터 어느 한 쪽에 치우칠 경우, 그것은 이미 행정 자문기구로서 의미가 없다.

이른바 ‘제주도 골프장운영 특별기획단’도 예외가 아니다. ‘골프장에 대한 현안 문제를 해결한다’는 특별기획단이 골프장 사업 확대를 찬성하는 사람 위주로 구성되었다는 것은 이미 그 구성에서부터 객관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런 사람들로 구성해 놓고 도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골프장의 면죄부’ 노릇이나 하겠다는 것인가.

우리 고장의 골프장에는 문제가 많다. 우선 골프장 수(數)의 타당성부터 점검해야 한다. 현재 우리 고장에서 운영 중이거나 개발 승인에 따라 건설을 추진 중인 골프장은 36군데라고 한다. 우리의 좁은 땅덩어리 안에 그것이 과연 가능한지도 차제에 따져봐야 한다. 도내 임야면적의 5%라는 기준을 전체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지도 검토해야 한다.

골프장에 의한 환경오염 등 문제점도 제대로 점검해야 한다. 골프장은 언뜻 보아 정결하여 보기가 좋다. 그러나 그것은 잘 꾸민 외관일 뿐, 산업시설 못지 않은 환경 오염원이 될 수 있다. 농약으로 인한 주변 농경지와 지하수의 오염은 이미 여러 곳에서 지적된바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특별기획단이 구성에서부터 객관성을 상실했다는 것은 ‘골프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골프장이 아무리 ‘관광객 유치 시설’이라고 하지만, 그것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골프장 시설을 지역개발과 동일시하는 그 가면만큼은 이제는 벗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모든 판단은 객관적이어야 한다.
‘골프장의 면죄부’ 노릇이나 할 특별기획단이라면, 아예 없는 것만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