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가공공장 채산성 '악화'

산지돼지값 고공행진 속에 납품가 무턱대고 올릴 수 없어

2004-09-14     한경훈 기자

올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산지돼지값 상승으로 이미 채산성이 악화 될 대로 악화된 상황에서 향후 돼지가격 마저 하락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육가공공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제주농협에 따르면 최근 마리당 평균 산지돼지값은 전년 같은 기간 17만8400에 비해 무려 72%나 높은 30만78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월 평균 30만9600원에 비해서는 약간 떨어진 가격이나 산지돼지값이 30만원을 넘기는 사상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에 따라 육가공공장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산지돼지값이 오른 만큼 납품가를 무턱대고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돼지고기 유통의 특징은 산지돼지값이 적성선보다 상승하면 농가들이, 반대로 하락하면 육가공업체가 이득을 보면서 균형을 맞춰간다. 계절적으로 기복이 심한 산지돼지값 등락이 그대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올해 9월까지 평균 돼지가격(26만9900원)이 전년동기에 비해 32% 상승했으나 도내 육가공공장은 납품가격을 15~20% 밖에 올리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최근 가격으로 하면 돼지 마리당 작업시 3만8천~4만원까지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육가공업체들은 저마다 작업마리수를 줄이고 있다. 도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T유통의 경우 최근 하루 작업량은 250~270두로 예년 300두에 비해 최대 17% 줄였다. 영세업체은 사정이 더욱 어려워 J육가공의 경우 작업두수를 예년 250두에서 150두로 40% 정도 줄였다.
더욱이 향후 돼지가격마저 호조가 예상돼 육가공공장의 경영난 타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T유통 관계자는 “올 여름 이상더위로 돼지 물량이 부족한 점을 감안하면 추석 이후 돼지값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70% 이상 높은 26만원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