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엘리트 선수위한 훈련환경 조성 시급하다
‘피겨여왕’ 김연아가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을 획득하며, 새벽녘 TV를 지켜보던 국민들에게 큰 선물을 선사했다.
그녀의 동메달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획득한 것이어서 그 가치가 더했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5위,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1위를 차지한 아사다 마오와는 점수차가 2점대에 불과했다.
이번 대회는 유럽무대에서 열리면서 유럽 심판들의 편파판정이 예견됐다.
그 예상은 이탈리아 선수가 준우승을 차지함으로써 현실로 나타났지만 어쨌든 김연아는 부상과 편파판정이라는 두가지 난관을 뚫고 당당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 선수의 세계 피겨무대 정복기를 살펴보면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이 난’모양새다.
한국의 피겨환경은 선진국과 비교해보면 민망하기 짝이 없다. 또한 이런 사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김연아가 대회때마다 우승 소식을 전하면서 국민들은 김연아의 우승에 대해 그저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한국 피겨의 실상을 알고 보면 김연아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알 수 있다.
김연아는 그야말로 ‘콩나물 시루’와 같은 놀이공원 일반 링크에서 연습해 왔다.
스케이트를 타러온 사람들이 북적되는 그런 곳에서 말이다.
설상가상으로 김연아의 모습을 보기위해 몰려드는 군중들을 생각해 보면 김연아가 어떻게 국내에서 연습을 했는지 모를 지경이다.
김연아의 개인훈련은 이렇게 열악한 피겨환경 속에서 철저히 무시당해 왔다.
김연아는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기에 일부러 새벽시간대 아니면 늦은 밤에 링크장을 찾아 개인훈련을 해왔다.
일본의 경우를 보자. 아사다 마오와 안도미키 같은 선수들은 선수용 개인훈련장이 따로 있다.
선수들이 훈련에 지장받는 일이 없도록 이들을 위한 전용 빙상장을 건설했다.
선수들이 언제라도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이 빙상장을 찾아 연습할 수 있다.
아사다 마오의 세계선수권 우승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역으로 김연아가 우승을 했더라면 한국의 열악한 피겨환경을 재조명할 기회가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김연아의 우승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선수들의 연습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신경을 쓰지 않았을 수도 있다.
피겨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스포츠 환경은 대체로 열악한 편이다.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선수들이 마음편히 연습할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사정은 제주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이 마음놓고 연습할 공간이 아주 부족하다.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 관광과 연계시킨다는 구상 하나만으로 수십억원을 들이면서 경기장을 짓거나 보수하고 있지만 정작 선수들에게 필요한 연습장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연계육성만 강조한 나머지 선수들에게 제대로된 장비 하나 보급하기가 힘들다.
제주도체육회나 경기단체가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일선 지도자들이 필요한 장비들을 요구해도 제때 지급되거나 개선되는 일이 드문 형편이다.
문제는 예산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30여개의 단체를 이끄는 도체육회로서는 각 단체 지도자들이 요구하는 것들을 한꺼번에 해결해 줄 수 없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넋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도의 적극적인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올해 도의 체육시설 예산은 171억원. 이중 국비가 36억원이고 도비가 134억원 정도다.
도는 이 예산을 갖고 전지훈련센터 건립, 전천후게이트볼장 조성, 생활체육공원 조성에 사용할 예정이다.
도는 전지훈련장을 서부와 동부에 각각 한 곳씩 두 곳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유인즉, 제주를 스포츠 전지훈련의 메카로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제주를 찾은 손님들에게 좀 더 편안한 훈련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재차 전지훈련지로서 제주를 선택해 달라는 무언의 부탁인 셈이다.
하지만 손님 대접도 중요하지만 제 식구부터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김연아나 박태환 못지않은 재능을 갖은 제주 토박이 선수들이 많다. 이들의 재능을 이끌어낼 수 있는 훈련환경이 필요하다.
김연아와 같이 ‘개천에서 용이나는’ 경우는 드물다.
제주의 선수들을 ‘용’으로 키워낼 수 있는 훈련환경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물론 도체육회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방책을 논의해야 한다.
그리고 지도자들의 여론을 듣고 최상의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종합경기장 이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현재로서는 그저 이전에 대한 얘기가 몇몇 사람들 사이에서 오고가는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차라리 현재 종합경기장 부지에다 선수용 메머드급 스포츠 종합센터를 건설하는 것이 어떨까.
고 안 석
체육/편집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