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관광비용 낮추기 더 노력해야

명분보다 실질적 요금 인하 전제돼야 한다

2008-03-16     제주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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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관광업계의 자발적인 관광요금 인하 운동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렌터카 업계에서 시작된 이용요금 인하가 일부 골프장의 카트 사용료 및 펜션요금, 해수욕장의 파라솔 임대료, 제주시 서부두 횟집의 음식값 인하 등 여러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엊그제에는 일부 호텔이 숙박요금에 포함하던 봉사료 10%를 받지 않기로 했으며, 제주시내 대형 사우나들도 송객수수료를 뺀 요금을 받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고비용 제주관광’은 어제 오늘의 지적이 아니다.

뒤늦게나마 관광업계가 스스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고비용 타개책에 나서고 있어 다행이다.

제주관광은 업계에만 주어진 현안이 아니다.

도민 전체의 삶의 질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고비용 관광의 탈피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감귤산업의 미래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관광 기반마저 흔들리게 되면 제주경제의 두 축은 무너지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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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제주관광 환경은 갈수록 불리해지고 있다.

국내 관광시장이 중국과 동남아 및 금강산과 일본 등지로 확대된데 이어, 유럽 등지로 확산될 시기가 눈 앞에 다가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언제까지 찾아 오는 관광객만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다.

이제야 말로 경쟁의 원리를 적극 활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다.

아울러 경쟁은 환대와 높은 서비스를 전제로 저렴한 관광요금의 적용에서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최근 관광업계의 관광요금 인하가 이러한 요건에 부합될까.

유감스럽게도 아직은 멀었다는 지적이 더 많이 나오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비싼 고급호텔의 숙박요금과 항공요금, 들쭉날쭉한 관광상품, 과다한 송객 수수료 등에 있다.

관광객들이 제주관광에 가장 부담을 느끼는 요인도 사실상 여기에 있다.

일부 호텔이 봉사료를 없앤다지만, 그것은 근로자의 양보를 전제로 한 것이다.

물론 근로자들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보수가 따로 지급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에 만족할 관광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

동남아 등 외국 관광지의 적정 호텔요금을 참고해 이에 유사한 형태의 요금을 적용하는 방안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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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요금을 이런 저런 형태로 인하해 그나마 도민과 관광객 등 이용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 항공사는 제주항공 하나 뿐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두 항공사의 과감한 항공요금 인하가 전제돼야 동남아 등지로 떠나는 관광객들을 다시 제주로 불러들일 수 있다.

사실상 이것은 향후 제주관광의 명암이 걸린 문제다. 제주항공과 같은 형태의 요금인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제주는 한 때 연간 50만~70만명이 다녀 갔던 신혼부부의 메카였다.

이제 그 시절의 회복까지는 어렵더라도 고급호텔 요금과 항공요금만 대폭 인하한다면 보다 많은 신혼부부들이 제주를 찾게 될 것이다.

제주특산물 등 관광상품을 좀 더 개발하고, 관광지마다 다른 가격을 받아 관광객들의 불만을 사는 일도 없도록 해야 한다.

관광객들이 자장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가지 요금이다.

이 때문에 기분이 상해 다시는 제주에 가지 않겠다는 관광객이 속출하고 있다.

이밖에 관광지 규모에 맞춰 입장요금도 내려야 한다.

입장요금이 너무 비싸 섣불리 관광지에 들어설 수 없다는 관광객들의 하소연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고급호텔 요금과 항공요금 및 관광상품, 관광지 입장 요금의 인하 없이 고비용 제주관광은 타개될 수 없다.

여기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형태의 일부 여행사들의 송객수수료 등의 과감한 정리도 절실하다.

호텔업계, 항공사, 관광지 모두 어려운 제주관광의 현실을 직시해 실질적인 관광요금 인하에 적극 동참해야 하고, 여행업계도 송객수수료 인하 등 과감한 자구 노력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