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강풍 피해 잇따라

들불축제 오름불놓기 연기…오는 3월 1일 재개

2008-02-24     한경훈 기자

23~24일 제주지역은 강한 바람이 불어 들불축제 오름불놓기 행사가 연기되는가 하면 건조한 날씨 속에 각종 화재도 잇따랐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 50분 산간지역에 강풍주의보를 내린데 이어 오후 2시를 기해 제주도 서부 및 북부에 강풍주의보를 발효했다.

이날 풍속(오후 5시 기준)은 마라도가 초속 18.5m를 비롯해 우도 15.1m, 구좌 12.3m, 한림 8.2m 등을 기록하는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강풍이 몰아쳤다.

이로 인해 ‘2008 제주정월대보름 들불축제’ 마지막 날 하이라이트인 소원기원 오름 불놓기 등 일부 행사가 연기됐다.

이날 들불축제장인 새별오름 일대는 하루종일 초속 10m 이상의 강풍이 불어 행사장 주변 천막이 날리는 등 행사 진행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제주시와 소방당국은 수차례 회의 끝에 오후 7시 예정이던 오름불놓기 행사 연기를 결정했다. 강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10만㎡의 오름에 불을 놓을 경우 참가자들의 안전뿐만 아니라 인근 오름 및 마을에까지 대형화재로 번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과 주민 등 2만여명이 실망 속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또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로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24일 새벽 0시 20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좌보미오름 남쪽 1km 지점에서 야산에서 원인 모를 불이 나 야초지 3.5ha를 태웠다.

불이 나자 119와 경찰, 공무원 등 950여명이 동원돼 진화에 나섰으나 강풍으로 불길이 지속적으로 번져 4시간여 만에야 겨우 불길을 잡았다.

이에 앞서 23일 오후 5시 7분쯤는 제주시 한경면 야산에서 모닥불 취급 부주의로 불꽃이 튀면서 야초지 1000여㎡가 탔고, 서귀포시 강정동, 신효동, 성산읍 등 과수원 3곳에서도 쓰레기 소각 부주의 등으로 불이 나 소방차가 출동하기도 했으나 큰 피해는 없었다.

한편 제주시는 강풍으로 연기했던 들불축제 오름불놓기 등 행사를 오는 3월1일 재개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는 도민과 관광객이 어우러지는 횃불대행진을 시작으로 대형 달집점화와 함께 오름태우기의 순서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