監査 결과 왜 쉬쉬했나

2004-09-10     제주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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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또 제주도개발공사가 입방아에 오르내리는가. 도 당국의 미적지근한 행정처리 때문이다.
투명하지 못한 일처리가 결국 의혹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도 당국은 지난달 제주개발공사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한바 있다.
허수(虛數)의 정원으로 상임이사 수를 늘려 특정인을 임명했고 편법으로 임시직원을 정직원으로 채용했는가 하면 불공정 인사로 물의를 일으켰었다는 인사비리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이 같은 특별감사 결과가 발표되자 시중에서는 인사비리만을 적발하여 발표함으로써 여타의혹을 덮으려 했다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었다.
사실 제주개발공사 운영과 관련하여 시중에서는 각종 의혹들이 유포 됐었다.
먹는 샘물 ‘삼다수’ 판매 수익금운용 등 연간 수백억원에 이르는 개발공사 자금의 흐름에 대한 의혹, 대단위 관급 공사를 발주하면서 특정업체 특혜 의혹 등도 여기에 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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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주개발공사 자금운용과 관련한 전반적인 특별회계 감사도 실시, 이같은 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고 제주개발공사가 새롭게 태어나는 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여론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그러나 도 감사부서는 이에 아랑곳없이 이미 시중에서 ‘공지의 비밀’처럼 알려졌던 ‘인사비리’만을 확인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도 당국이 인사비리 이외에도 57억원 규모의 불법적 하도급 공사를 특정업체에 밀어줬다는 등의 개발공사 운영과 관련한 또다른 8가지 지적사항을 적발해 놓고도 감사결과 발표당시 누락했던 사실이 도의회 보고 자료에서 최근 뒤늦게 확인됐다. 그래서 도 당국의 개발공사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 발표는 “개발공사 감싸기 감사결과 발표였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기에 제주개발 운영과 관련한 감사에서 적발해 놓고도 특정사안은 제외해 버렸는지, 그리고 이를 쉬쉬하다가 뒤늦게 도의회에 보고한 이유나 배경은 무엇인지 등 도 감사에 대한 불신과 의혹만 커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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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공사의 인사비리나 하도급 공사 특혜의혹 등은 모두 전직지사 재임 때에 이뤄졌던 일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사안에 대한 감사결과 발표 누락은 전임지사의 입장을 고려한 ‘전관예우’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말도 뒤따르는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번 개발공사 특별감사에 투입된 주력들이 전직과의 연결고리나 정서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감사결과 발표와 관련하여 내부적 갈등이 있었지 않았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든 하도급 공사의 특혜 의혹 등 특정부문에 대한 감사 지적사항을 일괄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쉬쉬했다가 뒤늦게 마지못해 도의회 자료로 제출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문을 받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도 당국은 우선 이에 대해서 모두가 납득할 수 있고 수긍할 수 있는 진솔하고 명쾌한 설명이나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이 자체도 어영부영 넘어가려 하다가는 의혹에 의혹을 낳고 결국은 도정 전반에 대한 불신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이와 함께 도정이 더 큰 의혹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본란을 통해 거듭 주장해 왔듯이 삼다수 판매 수익금의 사용.10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도 실패 위기에 놓인 호접란 사업.대형발주 공사의 투명성 확인 등 제주개발공사가 관리.대행해왔던 사업들에 대한 전반적인 회계감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도민에게 숨김없이 밝혀야 할 것이다.

특히 공기업 운영은 특정인의 마음대로 주무르거나 특정인의 정치적 야욕으로 운영되는 폐단을 차단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더구나 공기업의 예산은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조성된 세금에 의해서 비롯된 것이기에 회계감사를 통해 운영의 투명성을 밝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