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쥐는 외유내강의 동물이다
새해에는 쥐처럼 부지런히 뛰어다니자
새 해는 무자년 쥐띠의 해다. 그런데 공식적인 호칭은 2008년이며 무자년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동양철학에서 주장하는 호칭이다. 태양력은 한 해를 중심으로 정하지만 태음력은 한 달을 기준으로 정하기 때문에 다소 차이가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음력에 의한 새 해는 무자년 입춘일인 2월 4일부터다.
쥐는 왕성한 번식력을 가진 다산동물이다. 쥐의 종류는 지구상에서 약1,800종이나 되며 포유류의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한다. 쥐는 외유내강의 동물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작고 여려보이지만 탁류가 되어 제방을 무너뜨리거나 논ㆍ밭ㆍ집 등을 유실시키는 무서운 힘도 가지고 있다.
쥐와 연관된 이야기들
쥐의 종류는 많다. 집쥐ㆍ들쥐ㆍ시궁쥐ㆍ다람쥐ㆍ날다람쥐 등 분류학적으로는 포유강 설치목(쥐목)으로 구분되고 다람쥐과와 쥐과로 나누기도 한다. 쥐는 갉아대는 이빨인 설치를 갖고 있다. 그 이빨이 사람의 손톱처럼 자라기 때문에 이를 닳게 하느라고 계속 딱딱한 나무를 갉아댄다. 곡식이나 나무열매 줄기들을 가리지 않고 먹는지라 쥐는 잡식성 동물이다. 잡식성 동물은 일반적으로 다양한 지능을 갖고 있다. 호랑이는 육식, 소는 초식이여서 성품이 다양하지 못하다. 사람도 아무것이나 먹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음식을 가리는 분도 있다.
잡식성의 인간은 다양한 성품을 지니고 있고 선식성의 인간은 매사에 잘 따지는 성품을 지니고 있다하니 식품과 성품과의 연관 차원에서 분석해 볼 때 매우 재미 있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일상용어에는 쥐를 비유대상으로 한 것들이 많다. 최근에 유행되는 개같은 놈, 개만도 못한 놈 등은 욕설에 불과 하지만 쥐는 아주 다르다. 쥐꼬리만한 월급이라 하지만 실은 쥐꼬리의 길이는 몸통보다 훨씬 긴 것이 아닌가.
‘고양이 앞의 쥐’, ‘쥐뿔나게 허풍떨다’, ‘쥐구멍을 찾는다’,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쥐죽은듯이 소요하다’, ‘쥐구멍에도 볕뜰 날이 있다’는 등의 용어들을 분석해 볼 때 쥐와 인간과는 매우 밀착되어 있다고 하겠다.
우리나라의 쥐는 발정기에만 짝짓기를하고 헤어진다. 미국의 들쥐 한종은 암수가 일부일처로 평생을 같이 산다고 한다. 하늘을 나는 새들은 주로 일부일처인 경우가 많은데 다식성동물에게는 강인한 육정(肉情)이 있는가 보다.
건장한 숫놈의 유전자를 받으려는 그점도 자연현상으로 해석해야 할까.
쥐띠에 관한 이야기들
쥐는 자ㆍ축ㆍ인ㆍ묘ㆍ진ㆍ사ㆍ오ㆍ미ㆍ신ㆍ예ㆍ술ㆍ해 등 12지 중에서 맨처음인 자(子)이다. 시간을 말할 때 자시는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이며 계절로는 11월, 겨울을 나타낸다. 방위는 북쪽이다. 이러한 시공적 차원에서 검토해 볼 때 쥐띠는 매사에 앞장서고 인내심이 강하며 업무처리에도 신중하다. 쥐는 양(陽)의 기질을 지니고 있기에 활발하게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그리고 금ㆍ목ㆍ수ㆍ화ㆍ토의 오행 중에는 수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언제나 물처럼 맑고 유연하게 세상을 살아간다. 쥐는 자그마한 동물이지만 항상 빠른 속력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황소 못지 않은 업적을 이루에 놓는다. 특히 남들이 잠자는 밤중에도 곡식을 나르기 때문에 티끌모아 태산의 표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쥐의 특성을 인간의 성격과 비교해 볼 때 쥐띠는 사교성이 있으며 유연하면서도 내면에는 강인성을 지니고 있다. 셈세한 성격으로 관찰력과 판단력을 고루 갖추어 있다. 그래서 어떠한 역경에도 잘 적응하여 활동하므로 한 곳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쥐띠의 인생은 다변다양의 직종에 알맞다고 한다. 제한 직종에는 권태적인 모습을 보이는 단점도 있다.
쥐띠는 일상언어가 올곧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고집이 센 결점도 있다. 너무나 신중하고 조심스런 성격 때문에 보수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이러한 성품들은 실패할 확률은 줄이지만 대업을 이루기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강한 자존심 때문에 질투나 시기를 당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올해는 쥐띠의 해다. 쥐처럼 부지런히, 쥐가 지닌 장단점을 심층분석해서 보람찬 무자년의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참고문헌:새천년사주팔자)
문 태 길
제주노후생활문화연구원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