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등록금 21% 올린다
사상 최고치…학생측 '반발'

2008-01-20     임창준
제주대학교가 올 해 등록금을 전년도보다 20%이상의 높은 인상안을 요구하고 나서 학생들과의 마찰이 불가피하게 됐다. 사상 최고의 인상률이다.

제주대는 18일 오후3시 법정대학에서 ‘제주대학교 2008학년도 등록금 제2차 실무협의회’를 열고 신입생 기성회비 20.9%의 인상안을 학생 측에 전달했다.

이는 지난해 제주대 신입생 기성회비 실제 인상률 9.9%에 2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이 대학 총학생회장을 주축으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는 ‘수용 불가입장’을 밝히고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학교 측에서 2008학년도 기성회비의 구체적인 항목별 예산 설명도 없이 종이 한 장의 20.9% 인상만 제시해 학생들이 협상에 나선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학생측은 "사업비 현황 등 자료 뒷 페이지로 넘어 갈수록 내역과 계산이 틀리는 등 불성실한 자료를 내놓아서 문제를 제기했다"며 "우리는 동결이나 한자리수 등 최소한의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입생 합격자 등록과 함께 등록금 고지서가 발부될 예정 이어서, 양측의 충분한 논의 없이 학교 측의 일방적인 등록금 인상이 이뤄질 수도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에 학생들은 "학교가 시간 끌기 작전에 나선 것 같다”며 강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등록금 협상은 학교측이 로스쿨 실사 등을 이유로 예년에 비해 20여일 정도 늦게 시작됐다.

제주대는 지난해에서도 등록금 협상 도중 1월23일 일방적으로 9.9%인상을 학생측에 통보하고 신입생 고지서를 발부한 바 있다.

한편 제주대를 비롯한 상당수의 전국 대학들이 올해 등록금 인상을 두자리 수자 인상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원회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서울의 건국대는 12%, 상명대 10.98%, 한국외대 10.6%, 한양대 7.82%, 중앙대는 6.8% 인상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대는 이보다 인상폭이 더 크다. 부경대 30%, 부산교대 25%, 강원대 24%, 경북대 14%, 한국교원대 13%, 서울대 5% 등 서울대를 제외한 거의 모든 국립대가 두자릿수 이상 인상할 계획을 세우고, 학생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폭을 전례없이 두자리 수자로 올리는 것은 특히 내년 3월 개교예정인 법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위해 대학들이 수백억원을 선(先)투자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국립대의 경우 차기정부가 국립대 법인화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원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등록금 인상폭을 늘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 간부는 “대학들이 입시 자율화 이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투자금 마련을 절대적으로 등록금에만 의존하는 것이 문제”라며 “정책적으로 등록금 인상을 규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과 대학재정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등록금 인상은 전적으로 총장권한이므로 교육부가 이를 규제할 방법이 없어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등록금인상과 관련, 사립대는 1990년대초, 국립대는 지난 2004년부터 각각 자율화돼 각 대학총장들의 권한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교육부가 나서 등록금 인상폭을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