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 훼손 도로개설 '논란'

신화ㆍ역사공원 내 상수관로 공사 후 원형복구 뒷전

2008-01-15     진기철 기자

제주도의 자연생태와 문화유산을 자산으로 삼은 국내 최대 규모의 테마 파크인 제주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지 내에 통합환경영향평가를 무시한 도로가 개설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곶자왈사람들은 15일 “신화·역사공원 상수관로 공사 후 원형복원 대신 도로를 개설하고 석분까지 깔았다”면서 “이는 한쪽에서 곶자왈 보호를 다른 한쪽에선 곶자왈을 훼손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곶자왈사람들에 따르면 상수도가 매설된 곳은 J지구로 2006 합의된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 통합(환경·교통·재해)영향평가에서 보전녹지로 구분된 지구다. 이번에 원형복구를 하지 않아 훼손된 면적은 폭 7m에 길이가 153m로 총 1071m²에 이른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서광 정수장과 J지구 외곽을 연결하는 상수관로 매설 계획을 골자로 한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변경계획서를 제주도에 제출한 뒤 2007년 5월에 통과된 변경계획서에 따라 원형복원을 조건으로 이번 공사를 추진해 왔다.

서광 정수장은 현재 신화·역사공원 사업지구 북측 내부 제척지(J지구 내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당초 환경영향평가 협의시에도 광역상수도 2단계 시설공사에서 계획된 것으로 도 광역수자원본부가 맡고 있다.

사업계획 변경내용에는 공사 후 녹지로 복원토록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계획 변경에 따른 녹지축소 등 토지 이용계획상 변화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서광 관로 매설 계획은 공사 후 기존 수림대에서 발생한 굴취 수목을 전량 공사지 내에 재이식해 공사 부지를 최대한 원형복구토록 계획이 수립됐다.

하지만 현장을 확인한 결과 원형복원이 계획된 곳에 도로 개설과 함께 석분이 깔려져 있고 주변에는 훼손된 나무를 볼 수 있었다.

이에 곶자왈사람들은 “통합환경영향평가서가 완전히 휴지조각이 된 현장이었다”면서 “2006년 합의된 환경영향평가에서 사업지구내 산림의 자연 생태계 기능 유지를 위해 전체면적의 47.1%인 190만4381m²를 녹지지역으로 보전 또는 조성하여야 함에도 이번 도로 개설로 녹지면적 축소가 불가피하게 됐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