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 40여곳 지사 대부분 무소속…"

김태환 지사 日 방문후 가진 기자회견 발언 설왕설래

2004-09-07     고창일 기자

김태환도지사의 ‘무소속 도지사’ 돌출 발언을 놓고 도내 정가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일본 방문일정을 마치고 6일 오전 도청 기자실을 찾은 김지사는 본도산 양식광어 수출 확대와 관련한 일본 바이어들의 반응을 설명한 뒤 고이즈미 일본 총리와의 환담내용을 소개하던중 “일본 40여개 도.현 지사가운데 대부분이 무소속”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도내 정가에서는 발언의 진의와 배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김지사의 ‘무소속 도지사’론은 기자간담회 내용과 동떨어진 ‘느닷없는’것으로 평소 여간해서는 속내를 보이지 않는 김지사의 행보를 감안하면 고도의 계산된 발언일 수도 있다는 것이 정가의 관측이다.

우선 야당 도지사로서의 한계론이다.
국제자유도시 추진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는 김지사에게는 중앙정부의 도움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최근 열린 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친일 청산 문제’등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다른 편’인 야당 소속 도지사가 중앙 정부의 도움을 받으려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또한 김지사는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같은 고교 출신일 뿐 아니라 그와 친하다고 여겨지는 중앙정치인들은 거의 여당 소속으로 이번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으로 출마, 당선된 김지사의 대중앙 절충력을 무디게 하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여당 입당은 더욱 곤란하다.
민주당에서 무소속으로 다시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긴 전력 탓이다.
자칫 철새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무소속은 김지사가 줄곧 공사석에서 언급해 온 ‘도민의 당’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또한 김지사는 말단 공무원에서 도지사에 오를 만큼 행정에서 잔뼈가 굵었다.
몇 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정치인으로 ‘어쩔 수 없는 탈바꿈’을 했지만 도민들은 김지사를 ‘행정 관료’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러한 김지사의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 소속 고동수 도의원은 “사석에서 한나라당 당직자들과 자리를 같이 하는 경우가 별로 없어 진의를 알지 못한다”면서 말문을 닫았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야당 도지사로서 업무추진에 애로를 느끼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며 “평소 김지사의 행보와 비교해보면 이례적인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김지사의 ‘무소속론’이 단지 ‘언급’에 불과한지 아니면 ‘향후 정치적 움직임을 위한 포석’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김태환도지사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 변화를 노려 주위를 떠보려고 던진 발언이라면
도내 정가의 판도를 크게 변화시키는 전주곡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