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겨울철 잦은 순간정전의 원인과 예방 노력
최근 들어 첨단 가전기기 사용이 늘면서 전기 품질에 대한 불만을 많이 접한다. 특히 순간 정전으로 영업에 지장을 받는다는 PC방 운영 고객 등의 항의가 많다. 겨울이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한데, 한전의 전력설비 운영을 일선에서 책임지고 있는 담당자로서 제주지역 전력설비 운영여건과 실태를 알려 독자들의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
전력설비는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에서 최종 소비자까지 대부분 외부에 광범위하게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기후 등 자연환경의 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한전에서는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설비점검과 노후설비 교체 등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지역은 바람이 심하고, 태풍, 낙뢰, 염해(鹽害) 등으로 인해 타 지역에 비해 설비운영 여건이 취약하다. 특히 소금기를 머금은 바닷물로 인한 염해의 피해가 심각하다.
제주지역은 취락구조의 특성상 대부분의 배전선로가 해안에 인접하고 있다. 이로 인해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계절풍에 실려 온 소금기가 전주에 있는 애자에 부착되어 절연(絶緣)기능을 저하시키면서 순간정전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전에서는 이러한 염분으로 인한 정전을 예방하기 위해 해안지역 배전선로에 대한 주기적 세정작업, 염해가 심한 지역의 선로에 대한 특별관리 및 정밀점검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안지역에 적합한 동절연전선, 내(耐)염형 기자재 사용하고, 상습 피해구간의 경우에는 배전선로를 지중화로 전환하는 등의 염해로 인한 정전 피해예방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태풍, 염해, 낙뢰 등 기후적 여건이 취약한 현실을 감안할 경우 단기간 내에 제주지역의 환경을 극복하고 정전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기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 그러나 현재 한계적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가시적 대안이 마련되어 지속적인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순간 정전이 없는 전국 최고수준 품질의 전기를 공급하는 날이 올 것을 확신한다.
김 용 진
한전제주지사 배전운영파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