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선 도교육감 누가 될까?

2007-12-18     임창준
오늘(1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첫 도민직선제로 선출되는 제주도 교육감 선거가 유권자들의 지나친 무관심과 홍보부족 등으로 후보들이 내건 공약이나 정책 등을 살펴보고 투표하기 보다는 ‘묻지마’ 투표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제주 교육의 미래를 위한 중차대한 교육감 선거에 도민들의 인식전환과 자각이 요구되고 있다.

제13대 제주교육감 선거에 출사표를 올려놓은 신영근-양성언 후보는 18일 서로 ‘우세’를 주장하면서도 한 표라도 더 흡수하기 위한 막판 표심 훑기에 분주한 행보를 거듭했다.

신영근 후보와 양성언 후보는 이번이 두 번째 격돌이다. 지난 2004년 불법선거(금전살포) 등의 사태로 당시 교육감 당선자 오 모씨와 낙선한 교육감 후보가 모두 경찰에 의해 사법처리되면서 보궐선거에 두 후보가 출마, 아슬아슬하게 격돌한 선례가 있다.

당시는 학교운영위원과 교원 등에 의한 간접선거제였다. 당시 선거에서 신영근 후보는 1919명중 1833명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1위를 하고도 2차 결선 투표에서 97표차(양성언 963표, 신영근 866표)로 양성언 후보에 석패해, 이번 주민직선제로 치러지는 13대 교육감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양성언 후보의 재선이냐’, 아니면 ‘신영근 후보의 설욕이냐’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권자들은 두 후보가 내놓은 공약에 대해 아직도 이해가 부족해 보인다. 대통령선거의 그늘에 가려 상대적으로 교육감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을 알리기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큰 요인이다.

■신영근 후보(기호 1번)=신 후보가 “교육개방, 영어교육도시, 국제고 설립, 평준화 지역 고입배정 등 여러 산적한 문제에 대해 현 제주교육감의 리더십이 부족하고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비전이 없다”며 현 제주교육의 문제점을 꼽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복프로젝트 24’라는 공약을 발표하고 주요정책으로 “세계 속의 제주를 만들어 갈 국제인을 키워내는 ‘신교육운동’을 벌이겠다. 이와 함께 제주예술고를 설립하고, 대입정보지원센터도 만들겠다. 제주에선 중학교만 졸업하면 기본적인 생활영어 대화가 충분히 가능하도록 영어교육을 강화 하겠다” 등을 유권자들에게 알려왔다.

■양성언 후보(기호 2번)= 이에 맞서 양 후보는 “위기에 빠졌던 제주교육계를 구하기 위해 지난 3년간 깨끗한 교육행정, 학생들의 학력신장, 도·농간 교육불균형 해소로 제주교육 위상을 높여 왔다”며 “하지만 한 일보다 해야 할 일이 더 많다. 검증된 능력을 밑거름 삼아 제주교육 성공시대를 열고 싶다”면서 경험있는 자신이 상대후보보다 적임자임을 알리는데 주력해왔다.

양후보는 ‘4대 기조 12대 공약’을 통해 국제자유도시 제주특별자치도라는 위상에 맞는 교육환경을 갖추고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밝힌다. 즉 “학교교육의 전문성을 높이고 진정한 의미의 평생교육을 만들어 나가겠다. ▶학력최고의 제주학생 ▶국제자유도시에 걸맞은 교육환경 조성 ▶가정처럼 편안한 학교 ▶도민이 만족하는 제주교육 등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피력해왔다.


도내 언론기관들은 이달 10일 전후까지의 여론조사를 통해 대체적으로 양 후보가 신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워낙 변수가 많은 선거의 특성상 선거결과를 장담해 예측하긴 어렵다. 신 후보측은 18일 자체적으로 내놓은 판세분석 결과 막판에 역전승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제 유권자의 최종 선택만 남았다. 특히 이번 선거는 대선과 동시에 실시되기 때문에 자칫 대통령 후보와 같은 기호를 선택하는 ‘묻지마 투표’ 가능성도 우려된다.

후보자들도 이번 교육감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직선제 전환’ 인식 부족과 정치인이 아닌 교육자라는 특성상 부족한 ‘인지도’를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결국 얼굴과 이름 알리기에도 급급한데 어떻게 정책선거가 될 수 있느냐는 볼멘소리들이 각 후보 선거 캠프에서 나오기도 했다.

지난 2월 치러진 부산교육감 직선투표 때의 낮은 투표율(15.3%)과 달리 이번 제주교육감 선거는 대선과 함께 치러져 투표율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유권자들이 각 후보자들의 정책이나 인물을 보고 찍느냐가 인 것이다. 자칫 공약과 인물에 대한 검증이나 확신도 없이 ‘묻지마’ ‘되는대로’ 투표가 될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유권자들은 공약을 면밀히 분석하고 후보의 자질을 판단해 선택할 것이 요구된다. 기호에 집착하기보다는 각 후보들의 정책 공약과 전문성 여부, 인물 됨됨이 등을 토대로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 21세기를 여는 제주교육의 미래가 달린 중차대한 선택의 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