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현장을 찾아서(6)-(주)제주아침

제주 청정이미지로 대기업 아성에 도전

2004-09-06     한경훈 기자

최근 들어 기업 경쟁력의 핵심요소로 상품보다는 오히려 브랜드나 이미지 등 무형적인 부문이 강조되고 있다. 예컨대 국내 생수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제주삼다수의 성공은 품질에 더해 제주 청정이미지에 힘은 바 크다.

도내 두부제조업계에서도 제주의 청정 이미지를 업고 영업망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는 기업이 있어 주목을 끈다. 화제의 기업은 (주)제주아침(대표이사 김병선). 이는 지난 2002년 8월 설립된 (주)제주부두의 바뀐 상호다. 당시 풀무원 등 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도내 7개 영세업체가 의기투합해 통합회사를 만들었으나 우여곡절 끝에 지난 3월부터 현 김 대표 중심의 회사로 새롭게 시작했다.

제주아침은 설립 2년도 안 돼 대기업 아성을 허물었다. 포장두부를 주력상품으로 하는 제주아침의 지난해 매출액은 22억원으로 현재 도내 두부류의 시장의 65%를 점하고 있다. 또한 부산, 대구, 광주, 청주, 구미 등 지방 5개 도시에 대리점을 내고 있다. 국내 포장두부 시장의 75%를 풀무원이 장악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다.

이 같은 성공 배경은 100% 국산콩 사용으로 안전성을 확보한 데다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했기 때문.
그러나 제주아침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을 본격화하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현재 현대백화점, 롯데마트, 삼성홈플러스 등 서울 소재 대형유통업체와 납품계약을 진행중에 있다.

30여년을 두부와 함께 왔다는 김 대표는 “두부 품질의 80%는 콩과 물에 좌우되기 때문에 제주가 최적지”라며 “웰빙바람으로 두부시장이 커지는 현실에서 기능성두부 등으로 품질을 차별화하고 여기에다 제주산 청정이미지를 연결할 경우 전국에서도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주아침의 최대 무기는 100% ‘제주산 콩’ 사용. 또한 감귤, 동중하초, 상황버섯, 당근 등 지역 특산물을 융합한 두부도 특허 출원을 목표로 연구.개발 중에 있다.
제주아침의 이러한 계획의 시발점은 공장이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아침은 다음달 입주 예정으로 제주시 화북동에 최첨단 시설을 갖춘 신공장을 시공중이다. 화북 신공장의 생산능력은 현 도두동 공장보다 3배 이상이라고 한다.

제주아침이 이처럼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남모를 어려움도 많다. 우선 모든 중소기업의 공통으로 겪는 어려움으로 자금조달에 애로가 있다. 두부제조업은 두부 재료인 ‘콩’을 1년치 미리 확보해 둬야 하고, 설비투자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사업특성상 목돈이 많이 드는 사업이다. 그런데 콩의 경우 시세가 시상여건에 따라 ‘들쭉날쭉’하는 등 자금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예상치 못한 자금투입은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나 중소기업으로서 돈 빌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 정책자금 대출의 경우 여러 곳에 서류 넣고, 보증료 떼고 하다보면 개인담보로 은행권에서 대출하는 것과 금리에 차이가 없다”면서 중소기업 정책자금대출 절차가 지나치게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제주산 콩의 경우 대기업에서 입도선매에 나서 지역 업체가 물량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자치단체와 생산자단체 등이 콩 구입에 조력해 줄 것을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