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자영업자들 돈줄 막혀 ‘끙끙’
은행이용시 신용ㆍ담보 등급↓ ‘탈락’
결국 사채시장으로…대책마련 시급
2007-12-12 김용덕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신모씨(40. 여)는 최근 아는 사람과 동업, 6000만원을 대출받아 식당을 개업했으나 동업자의 대출금 상환 연체와 신용도 하락으로 더 이상의 대출이 금지, 발발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1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매출전표 확인이 사실상 불가, 식당매출을 담보로 한 대출마저 불가능한 상태다.
신씨는 제주시로부터 중소상인자금 대출지원확인을 받은 상태지만 정작 은행에서의 대출은 확인서가 전혀 도움이 안되고 있다.
신씨는 “주변인들에게 나 좀 살려달라고 애원해 보지만 모두가 어려운 상태인데다 보증마저 모두 꺼리고 만약 보증을 선다고 해도 담보력이 약해 이 역시 아무 소용없었다”면서 “결국 사채시장으로 문의를 해봤지만 선이자 때고 높은 이자율 때문에 나중에 감당할 길을 생각하니 눈물만 앞을 가릴 뿐”이라고 한숨만 내쉬었다.
영세 인쇄업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59)도 제주시를 통해 중소기업자금 대출확인을 받았으나 은행은 신용보증기금에서 대출지원 확인서를 다시 요구하는 바람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최씨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인쇄시장에서 그나마 경영비 확보차원에서 중기자금대출 등 여기저기 수소문해봤지만 은행의 문턱은 너무나 높다”면서 “나만이 아니라 최근 주변의 사람들 얘길 들어보면 모두 죽는 소리밖에 안하는데 도대체 국가는 무엇을 하고 제주도는 누굴 위해 일을 하고 있는지 분통만 터진다”고 말했다.
제주지역 가계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조사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은행제주본부가 올들어 3분기 제주지역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소비심리 및 경재상황 개선기대가 전분기보다 약화됐다. 6개월전과 비교한 현재생활형편은 87로 전분기 90보다 3P 떨어지면서 4분기 만에 하락했다. 향후 6개월동안의 생활형편 전망도 96으로 전분기 99보다 3P 낮아졌다.
농림어업인들의 자영업 창업속에 경쟁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특히 제주의 동맥산업인 감귤의 경우 대풍에 따른 과잉생산과 비상품과 유통으로 가격이 크게 하락, 돈줄을 옭아매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지역에 돈이 안돌고 있다. 앞으로 3년이 큰 고비다”
자영업 뿐 아니라 금융 및 업체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내뱉는 말이다. 한은제주본부가 업체 모니터링 등을 통해 향후 제주지역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제주지역 전체를 보면 감귤 값 하락과 영세 건설업자의 한숨 등 사실상 돈줄이 예년과 큰 차이를 보이면서 가계 뿐 아니라 업체의 살림살이를 더욱 옥죄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제주도차원에서의 해결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