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간 마을 연못에 웬 통발?'

한경면 7개 연못서 41개 적발…전문밀렵꾼 소행 추정

2007-12-06     한경훈
철새 도래지나 해안가 주변에서만 볼 수 있었던 불법어구인 통발이 일부 중산간 마을 연못에까지 설치돼 조류 및 어류에 대한 마구잡이식 포획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는 제주도수렵협회와 합동으로 지난 4~5일까지 이틀간 도내에서 가장 연못이 많은 한경면 낙천리ㆍ한원리ㆍ판포리ㆍ금등리 등 중산간 지역과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연못을 대상으로 현지 조사 결과 7개 연못에서 불법으로 설치한 통발 41개를 수거했다고 6일 밝혔다.

금등리의 속칭 ‘고대왓물’의 경우 통발 23개를 수거했는데 통발 속에서는 천연기념물 제327호로 지정 보호받고 있는 철새인 원앙 3마리가 갇혀있었다. 이 중 1마리는 이미 죽은 상태였으며, 나머지 2마리는 현장에서 방사됐다. 일부 통발에서는 미꾸라지 수십 마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 판포리 관내 연못 6개소에서는 통발 18개를 수거했다. 이 가운데 ‘금등저수지’에 통발 12개가 집중 설치돼 있었다. 이곳 6개 통발 안에는 붕어 70여마리와 치어들이 상당수 발견됐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통발은 오리류 등 철새보다는 붕어와 미꾸라지를 잡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 밀렵꾼이나 바닷가 근처에 사는 사람의 소행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어 “철새들이 본격 찾아오는 겨울철을 맞아 불법어구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새도래지뿐만 아니라 습지와 연못까지 감시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주민들은 불법행위 발견 시 신속하게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