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후천성…편견이 문제

2004-04-19     강정태 기자

'비장애인들 안대 쓰고 그림그리기' 등 체험행사
내일 24회 장애인의 날…배려하는 사회분위기 절실


"우리도 정상인 못지 않게 생활 할 수 있어요. 장애에 대한 편견이 가장 큰 부담이 돼요"

태어날때부터 장애인으로 살아온 시각장애 2급 유명희(27·여)씨.
유씨는 "일반인들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7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는 '보이지 않아도 함께 행복할 수 있어요'라는 주제로 이색적인 장애체험행사가 열렸다.

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개최한 이날 행사에서는 ▲시각장애인 생활편의용품 ▲점자도서 및 녹음테이프 ▲시각장애인 컴퓨터 활용 시연 ▲ 점자명함 만들기 ▲안대쓰고 그림그리기 등 시각장애인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도내 시각장애인들은 모두 2477명으로 이중 487명은 1급시각장애인이다. 시각장애는 선천적 원인은 7.8%에 불과하고 나머지 92.2%는 후천적인 질병이 원인이라고 한다. 일반인들도 언제든지 시각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선천적 시각장애의 경우 유전, 생리적 원인, 산소 부족 등의 원인으로 작용하며, 후천적 시각장애는 백내장, 당뇨병 등의 질병과 안구에 이물질 침입, 화상, 화학물품에 의한 손상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이날 체험장에서 장애인 컴퓨터 활용 시연을 보여준 한용석(37)씨는 "프로그램만 지원된다면 시각장애인들도 인터넷을 활용해 실생활에 활용하는 등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며 "장애인들에 대한 체계적인 컴퓨터 교육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한씨는 도내에서 초등교사로 11년을 근무하던 중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병을 앓고 나서 실명을 한 시각3급 장애인이다.

'안대쓰고 그림그리기'체험행사에 참여했던 김형미(23·여)씨는 "항상 눈에만 의존하며 살아던 것 같다"며 "시각장애인들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시각장애인 복지관 고영림(28·여)씨는 "시각장애를 갖고 있다고 해서 모든 일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며 "장애는 하나의 '핸디캡'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다.

고 씨는 또 "일반인들의 경우 장애인들을 보면 먼저 다가서려고 하지 않는다"며 "나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인만큼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오는 20일은 '제 24회 장애인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