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금야금’ 복개...주차장
광양.도남 ‘꾸불꾸불’ 독사천 1.3km
재해위험지구 정비 명분 1999년 이후 160억 투입 ‘정리’
시민들“청개천은 복원하는데...” 아쉬움
뱀처럼 곳곳이 휘어진 형태를 갖고 있어 독사천 또는 ‘소룡천’이라고 불리는 제주시 독사천 상류지역이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 명분으로 모두 복개됐다.
이에 따라 복개가 이뤄진 도남 주공아파트 북쪽에서 삼도1동 옛 학생회관 인근까지 1.3km 구간이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서울시의 경우 수십 년 동안 시멘트에 묻힌 채 주차장 등으로 사용돼 온 청계천 복개부지가 복원되는 등 매립하천에 대한 복원사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도심지 독사천 매립이 이뤄져 상당수 시민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제주시는 1999년 독사천을 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한 뒤 해마다 정비 사업을 벌였다.
정비 사업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하천복개’로 이어졌으며 정비 사업을 그치는 동안 제주시 광양.도남지역 도심지 독사천은 모두 시멘트로 복개됐다.
대신 이 곳에는 거대한 주차장이 조성돼 인근 주민들의 주차장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시는 올해 23억17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독사천 정비사업 구간 가운데 현재까지 미복개 상태로 남아있는 극동주유소 서쪽 84m구간과 성환상가 주변 58m 등에 대한 정비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제주시는 이 사업을 내년 7월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 사업이 완료될 경우 독사천은 도남동 성환 상가에서 삼동 1동 옛 학생회관까지 1.3km구간 전체가 시멘트로 뒤덮인다.
그러나 이 같은 제주시의 복개사업을 바라보는 상당수 시민들은 제주시가 산지천 복원에서 보여줬듯 앞으로는 도심지 하천복개 보다 하천을 ‘살리는’ 재해위험지구 정비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가뜩이나 대형 건물들이 도심지에 속속 들어서면서 그나마 유일한 ‘녹색. 생태지역’인 하천까지 주차장으로 탈바꿈하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제주시는 이와 관련, “이 일대의 경우 매년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해소하고 하천변 낙주이역 정비로 도심지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이 같은 사업을 펼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