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하논 분화구 일대 농경지 액비살포 ‘재검토’
김형수 시장,“환경단체 등과 협의 후 추진”…사실상 백지화
속보=서귀포시가 추진해 온 하논 분화구 일대 농경지에 대한 가축분뇨 액비 살포추진계획이 사실상 백지화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형수 서귀포시장은 16일 “하논 분화구 지역 논에 대한 축산분뇨 액비살포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관련부서에 지시했다.
김 시장은 이와 함께 “하논 분화구 농경지에 반드시 축산분뇨 액비를 살포하려면 사전 환경단체 등과 협의를 벌인 뒤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하논 분화구 논 지역을 대상으로 추진돼 온 축산분뇨 액비살포는 백지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날 김 시장의 발언은 하논 분화구 일대에 축산분뇨 액비를 살포할 경우 이 일대 농경지를 경작하는 농민들의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이는 한편 축산분뇨 액비를 이용한 친환경 농업을 장려하는 측면도 있지만 액비살포에 따른 부정적 측면이 강하다는 판단에 따라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최대의 마르(maar)형 분화구 형태를 간직, 원형보전의 필요성이 시급하게 대두되고 있는 하논 분화구 일대에 비록 냄새가 없는 축산분뇨 액비지만 이를 살포할 경우 생태계보전에 역행하는 시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허창현 서귀포시 청정축산과장은 이날 “축산분뇨 액비는 그동안 대부분의 농작물 재배지역에 살포됐지만 논농사에는 사용한 전례가 없어 시험차원에서 하논 농경지에 살포를 추진했던 것”이라며 “앞으로 환경단체 등에 이같은 입장을 자세히 설명한 뒤 이들 단체의 의견을 수렴, 최종 살포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귀포시는 이달 중 가축분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가축분뇨를 사용한 자연순환 농업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하논’일대 논 12만8204㎡에 가축분뇨 액비 1300t 살포를 추진해 왔다.
서귀포시의 이같은 계획이 알려지면서 축산분뇨 액비를 살포할 경우 하논 분화구 일대에 보존돼 있는 이탄(泥炭)습지 퇴적층 훼손우려와 가축분뇨 액비 반입에 따른 수 백대의 운송차량 왕래 등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논란을 초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