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못 차리는 ‘정치공무원’

2004-09-01     제주타임스

최근 도내 모 여성 단체장 선거와 관련 “도청 산하 사업소 부서장이 개입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정치공무원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전임지사 측근으로 알려진 모 부서장이 여성단체장 선거에 개입한 것은 2년후 있게 될 도지사 선거 등 지방선거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것은 내일을 도모하여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거나 확대하겠다는 ‘정치 공무원의 전형적 행태’나 다름없다.

그렇지 않아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사실상 선거직에서 퇴출된 전직지사가 직.간접적으로 피선거권 박탈을 사면(赦免) 받은 후 “다음 선거에 나오겠다”는 말이 떠돌았었다.
공무원 선거 줄 세우기와 편가르기로 제주사회가 갈등과 분열의 고통을 받았던 것도 이들 탐욕한 정치 공무원들 때문이었다.

이런 현실인데도 공무원 줄 세우기에 앞장섰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전직지사 측근 공무원이 여성 단체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은 시계 바늘을 거꾸로 돌리려는 행위나 다름없다.
더구나 ‘선거개입’ 의심을 받고 있는 인사는 그 같은 정치적 성향 때문에 좌천이나 다름없는 인사 상 불이익을 받았던 사람이다.

그런데도 인사 후 3개월도 되지 않는 시점에서 여성단체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행위나 다름없다.
이는 공무원 줄 세우기 등 공무원 선거개입의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태환도정의 ‘공직자 줄서기 금지’ 의지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따라서 도 당국은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한 일벌백계(一罰百戒)로 정치공무원이 공직을 어지럽히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