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기관총?
“앗! 저게 뭐야? 빨리 머리 숙여! 위험해!” 지난 28일 새벽 제주국제공항에서 중문 관광단지간 고속도로 자동차 속에서의 비명소리다.
비명을 지른 사람은 미국에 오래 살다가 제주관광을 위해 이날 아침 일찍 제주공항에 도착, 중문으로 가는 길에 주변의 아름다움을 느긋하게 감상하던 참이었다.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은 고속도로 변 눈에 잘 안 보이는 으슥한 덤 풀 속에서 앞에서 오는 자동차를 향해 기관총(?)을 겨누고 있는 사람이 갑자기 나타났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겨누고 있는 기관총(?)은 다름 아닌 경찰이 과속 자동차를 몰래 적발하려고 세워 놓은 스피드, 건(속도 측정기)인 것이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과 평화로운 제주의 이미지를 감상하려고 찾아온 이 미국동포는 공교롭게도 제주의 첫 만남이 공포였다.
“제주가 평화의 섬 지정을 서둘고 있다는데 왜 이렇게 살벌합니까? 위반자를 단속하려면 공개적으로 하여야지 몰래 숨어서 그것도 꼭 속력을 낼 법한 장소에서 몰래 적발하려는 것은 도둑을 만들어 놓고 잡으려는 함정입니다”고 말하며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고위험지점마다 고정 단속기가 설치되어 과속을 억제하고있다.
제주와 중문 관광단지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는 바다와 한라산 그리고 오름들의 아름다움으로 관광 명소가 되고 있다.
경찰이 모든 국민을 우범자란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을 갖기에 충분한 예이다.
물론 국민에게 “모든 곳에 감시의 눈이 있으니 법을 어기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이라면 할말은 없다.
선진국이라는 미국이나 유럽에도 사람들이 법을 안 지키는 일은 다반사로 일어난다.
그러나 그곳에서는 불안한 생각이 안 든다.
왜 그럴까? 그것은 사소한 범법도 반듯이 공개적으로 적발하고 예외없이 엄하게 법에 의해 처리된다는 공권력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온 그 동포관광객은 “경찰이 아무리 좋은 의미로 고생을 한다하여도 경찰이 국민을 숨어서 감시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며 제주의 관광을 우려했다. 부끄러운 우리의 초상이다.
논설위원 신 상 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