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감귤유통명령 재도입 ‘빨간불’
유통명령후 비상품유통 매년 증가
열매솎기 등 농가 자구노력이 관건
풍작예상과 9월이후 지속된 비날씨로 당도하락이 우려되는 올해산 노지감귤 제값받기 차원의 감귤유통명령제 재도입 추진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제주자치도와 감귤협의회에 2003년에 도입, 4년 시행된 감귤유통명령 발령이후 비상품 유통 적발건수가 오히려 매년 증가, 감귤농가의 자성과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유통명령 재도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통명령발효이후 비상품 감귤 유통 실적을 보면 2004년 총 적발된 450건 중 비상품 유통 적발이 336건 74.7%, 2005년 총 400건 중 328건으로 81.8%, 2006년 총 523건 중 479건으로 91.6%를 차지하는 등 매년 증가했다.
올해는 더 심각한 실정이다. 우선 풍작 예상이다.
서귀포농협 관계자는 “과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올해의 경우 감귤이 마치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열렸다는 농가의 얘기가 대부분”이라며 “만약 열매솎기를 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가격하락에 따른 큰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제11호 태풍 나리가 제주지역에 퍼부은 물 폭탄과 바람으로 침수피해를 입은 감귤나무들이 썩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데다 풍상과마저 발생, 상품가치를 떨어뜨릴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계속된 비날씨로 인해 당도가 크게 떨어질 우려가 높은데도 기상여건은흐리거나 비오는 날씨가 이어져 농가들의 시름을 더 깊게 하고 있다.
때문에 올해의 경우 그 어느 해 보다 고품질 감귤생산을 위한 농가의 굳은 의지와 열매솎기 실천 노력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농협 관계자는 “농가들의 경우 현재의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한 채 수상선과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다 비상품감귤을 취급하려는 일부 산지유통인들로 인해 유통명령 재도입
추진에 진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와 농협은 비상품 감귤 유통을 원천 봉쇄, 생산단계부터 불량감귤을 솎아내는 열매솎기에 올인하고 있다. 이와 맞물린 농가의 수상선과 노력 여하가 올해 유통명령 재도입의 관건인 셈이다.
제주도와 농협은 이달말까지 10월말까지 수상선과 총력추진 비상대책을 수립, 인력 지원과 함께 농가 자율적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