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열매솎기 안하면 ‘끝장’
무임승차농가, 시장경쟁원리 인식못해 ‘뒷짐’
“왜 공무원과 농협직원이 열매솎기 나서나”
도ㆍ농협은 길 案內…못찾는 농가는 도태돼야
올해산 감귤 제값받기에 대한 감귤 열매솎기가 제주도와 농협만의 이른바 ‘짝사랑’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이는 감귤열매솎기 참여농가가 매우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열매솎기를 하지 않을 경우 올해산 감귤의 풍작과 엎친데 덮친격으로 9월이후 계속된 비날씨로 소비자 기호에 맞지 않는 비대과 형성이 이뤄지고 있고 당도마저 떨어지면서 감귤 값 급락이 점쳐지고 있다.
그런데도 농가들은 뒷짐만 지고 있다. 이는 감귤 열매솎기에 돌입한지 한달이 지난 현재 목표량의 37%에도 못미치는 실적이 입증하고 있다.
이들 농가를 위해 제주도와 농협은 서한문 발송과 현수막 게첨 등 적극적인 열매솎기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농가들이 반응은 ‘시큰둥’이다.
때문에 왜 공무원과 농협직원들만 열매솎기에 나서야 하는가에 강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감귤만 아니라 밭작물 가격 하락에 예상되는 해에는 어김없이 공무원과 농협 직원들이 동원되고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는 뒤로한 채 농가들을 위해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는데도 농가들은 ‘벼랑끝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은 “정작 감귤 열매솎기로 돈을 벌 당사자들은 농가들인데 공무원과 농협직원들이 발벗고 나서야 그 때 마지못해 응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아직까지도 제주감귤농가들은 시장경쟁원리를 깨우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당도가 떨어지고 소비자 기호에 맞지 않는 감귤을 시장에 내놓을 경우 소비자가 철저히 외면하는 현실을 농가들이 직접 맞닥뜨리고 이에 따른 자구책을 스스로 마련해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터득해야 하는데 제주는 공무원과 농협직원이 다 알아서 해주는 바람에 나쁜 버릇만 키워주고 있는 꼴이 돼버렸다“고 한탄했다.
사실 김태환 지사는 5일 기자회견을 통해 “태풍 피해 응급복구를 일단락하고, 도정의 에너지를 감귤열매 솎기라는 새로운 과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도정 책임자로써 제주의 생명산업인 감귤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이 감귤농가들의 시장경쟁에서 자활할 수 있는 방법을 빼앗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도와 농협은 감귤을 국내과일과 수입산 과일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농가는 그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제주의 감귤현실은 도와 농협이 길 안내만 아니라 길에 나있는 가시까지 다 해결해주고 있기 때문에 도와 농협에 의지하고 있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이제는 길을 못찾는 농가는 스스로 도태되도록 자연 구조조정하고 가시밭길을 헤쳐나가는 농가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감귤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무게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