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곡물값 천정부지…국내경제 타격 우려

옥수수 등 폭등…배합사료 인상 불가피

2007-09-30     김용덕

이상 기후와 옥수수 등을 이용한 바이오원료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세계 곡물 가격이 크게 올라 국내 경제에도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이 30일 발표한 '9월 세계 곡물가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밀(소맥)의 경우 캔사스상품거래소(KCBOT)에서 9월물 인도분이 지난 14일 현재 t당 296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작년 같은 달보다 무려 68%, 한달전과 비교해도 21%나 높은 것으로 지난 96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옥수수와 대두(콩) 가격도 폭등세다. 9월물 옥수수와 대두는 각각 t당 132달러, 346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동월대비 각각 34.7%, 72.1% 오른 가격이다.

이는 브라질, 미국을 중심으로 옥수수 등을 이용한 바이오원료 개발이 본격화하고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소비도 늘면서 곡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적 이상 기후와 미국 중부지역의 서리와 홍수 등으로 곡물 수급 여건이 더욱 나빠져, 지난 1986년 35%에 달했던 전 세계 곡물 재고율은 올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5%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 곡물 가격 상승은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악화와 물가 상승 등을 초래,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농수산물유통공사(aT) 농수산물무역정보(KATI) 시스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올해 상반기 농축산물 65억3744만달러어치(1396만t)를 수입하고 11억224만달러어치(67만t)를 수출, 결과적으로 54억3520만달러의 적자를 봤다.

단일 품목으로 수입 규모가 가장 큰 옥수수의 경우, 가격 폭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수입액이 작년 동기보다 50%이상 많은 8억7078만달러에 달했다.

특히 곡물 가격 상승은 이를 원료로 한 배합사료와 가공식품 값 인상으로 이어져 축산농가에 큰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국내 배합사료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애그리브랜드퓨리나코리아는 이달 들어 품목별로 평균 4.5% 가격을 올렸고, 대한제당도 지난 10일부터 배합사료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배합사료 값은 올해 들어서만 이미 세 차례 올랐고, 작년 11월 인상분까지 포함하면 1년도 안되는 기간에 30% 가까이 뛴 셈이다. 가뜩이나 미국산 등 수입산 홍수에 고전하고 있는 국내 축산업계로서는 큰 부담이다. 또한 밀가루 관련 식품가격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